통계청 2024년 건설업조사 공사실적 발표
국내 건설업 불황 여전 반면 국외 건설 성과
경남지역 건설업 지표 지난해보다 긍정적
업계 "고물가 탓 공사액·계약액 상승 구조"
"건설비용 증가해 이익률과 비례하지 않아"
건설경기 침체에도 건설업이 국외 공사액·계약액 증가로 전년보다 소폭 호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건설업계가 호황을 누렸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국내 건설액은 여전히 불황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건설업계는 고물가·고비용 등 탓에 체감 경기는 바닥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부진 속 국외 선방=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4년 건설업조사 결과(공사실적 부문)’에서 건설공사액은 364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1.4%(5조 원) 증가했다. 4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국내 공사액은 316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0.8%(3조 원) 감소했다. 국제 금융위기 후폭풍으로 1.6% 감소했던 2010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국내 공사액 가운데 토목 9.8%(4조 원), 산업설비 1.6%(5000억 원), 조경 5.7%(4000억 원) 부문은 증가했지만, 건축은 3.2%(8조 원) 감소했다. 특히 건축 공사액은 외환위기 충격 여파로 7.8% 감소했던 1999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감소세다.
국내 발주자별로 보면 공공부문이 90조 원으로 전년 대비 7.2%(6조 원) 증가한 반면 민간부문은 226조 원으로 3.6%(8조 원) 줄었다. 공공부문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발주량을 늘렸지만 민간부문은 부동산업 등에서 감소했다.
국외 공사액 사정은 좋았다. 지난해 48조 원으로 전년보다 18.3%(7조 원) 늘었다. 아메리카(40.3%), 중동(31.9%) 등에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중동(16조 원), 아메리카(14 조원), 아시아(12조 원) 지역 공사액은 전체 국외 공사액 86.4% 차지한다.
지난해 건설계약액은 307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3.4%(10조 원) 증가해 1년 만에 300조 원대를 회복했다. 국내 계약액은 267조 원으로 전년 대비 3.4%(9조 원) 증가했다. 수도권 지역이 지난해보다 17.7%(20조 원) 증가했지만 수도권 이외 지역은 7.4%(11조 원) 줄어 지역 불균형이 심했다. 국외 계약액은 41조 원으로 2.9%(1조 원) 늘었다.
공사종류별로 계약액을 살펴보면 아파트, 공장, 창고 건축 사업이 증가하면서 건축 계약액은 지난해보다 9.5%(16조 원) 증가했다. 택지조성, 도로터널 사업 영향으로 토목도 13%(7조 원) 늘었다. 다만 산업생산 시설 등 감소 탓에 산업설비 계약액은 지난해보다 35.1%(13조 원) 줄었다.
◇“공사액과 이익률 정비례 아니야”= 지난해 경남지역 건설업 지표는 전년보다 비교적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사액은 17조 원으로 전년대비 2.6%(4000억 원) 증가했다. 건설계약액은 14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7.6%(1조 원) 늘었다. 기업체 수도 6853개로 전년대비 2.7%(181개) 늘었다.
하지만 도내 건설업계는 ‘시공’ 성과에 초점을 맞춘 공사실적과 실질적으로 업체가 체감하는 매출은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남도회 관계자는 “지난해 회원사 공사 실적이 582억 원 증가했지만 이는 자재비와 인건비, 기계경비도 포함된 금액”이라며 “고물가 탓에 공사액·계약액이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억 원 이상 공사를 수주해야 손익분기점을 넘는데, 회원사 79%가 10억 미만 공사를 하고 있다”며 “기업체 수·공사액 증가와 이익률은 정비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설비용은 증가했다. 2023년 11.5%, 2022년 12.5% 상승 등 2년 새 20% 이상 뛰었다. 건설비용은 건설사가 건축·토목 건축물을 만들 때 발생하는 금액으로 경비, 관리비, 자재비, 인건비 등을 포함한다.
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 관계자도 “분기별로 혹은 매년 발표하는 통계조사는 단기적인 부양책 영향으로 등락이 심하다”며 “단순히 계약액만 따지기보다 누적치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도 건설업조사는 전체 건설업이 아니라 지난해 실적이 있는 기업체를 조사하기 때문에 건설경기 부진으로 업을 잠시 중단했거나 포기한 경우는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 산업 가운데 건설업 침체가 심하다”며 “12월 공시하는 기업실적에서 매출, 건설비용 등 구체적인 지표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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