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손배소 취하 검토' 강조한 한화오션
노사 합의 통해 수년 이어진 갈등 일단락할지 주목

금속노조는 25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오션과 현대제철은 더 이상 거부하지 말고 즉각 교섭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형수 지회장. /금속노조
금속노조는 25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오션과 현대제철은 더 이상 거부하지 말고 즉각 교섭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형수 지회장. /금속노조

한화오션이 470억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하를 놓고 조선하청지회와 조율하고 있다. 다음달 4일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통과 가능성에 맞춰 수년간 이어진 손배소 논란도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한화오션과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470억 손배소 취하 관련 협의를 이어왔다. 한화오션은 경영진 배임죄 고발 가능성을 우려하며 노조와 상생협약 이후 손배소 취하 뜻을 밝혀 왔다.

노사는 손배소 취하 합의문에 담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한화오션 측이 4가지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제안했고, 조선하청지회는 수정된 내용을 다시 제시한 상태다.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은 2022년 6~7월 51일간 파업 투쟁 이후 470억 원 손배소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파업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그해 8월 조선 하청지회 노동자 5명을 상대로 470억 원 규모 손배소를 제기했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 인수 후 소를 유지했다. 한화오션은 주주들의 배임 제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소송 진행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6월 새 정부가 ‘노동 존중’을 국정 기조로 삼고 한화오션 노사 문제에 관심을 두면서 기류는 급변했다.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고공농성 및 470억 원 손배소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6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고공농성 및 470억 원 손배소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오션은 새 정부가 들어서고 며칠 후인 지난달 12일 “경영진 배임 등 어려움이 있지만, 재발 방지 약속을 전제로 상생 협력과 대승적 차원에서 손배소 취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이 ‘취하 검토’를 언급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지난달 19일 서울 한화그룹 본사 앞 30m 철탑 고공에서 97일 동안 농성하던 김형수 지회장도 내려왔다. 1년가량 이어진 2024년 임금단체협약에서 상여금 50% 인상이 이뤄지면서다.

이후 한화오션은 구체적 시점과 내부 절차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권 중재 아래 손배소 취하를 ‘이른 시일 내 진행’한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다음달 4일 파업 손배소 제한 내용을 담은 노조법 2·3조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정된 만큼, 그 이전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30일 “손배소 취하 관련 하청지회와 합의 접점을 찾고자 협의하고 있으며, 아직 최종 확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하청지회 또한 “협의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안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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