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실국본부장 회의 열어 상황 점검
"이번과 같은 폭우, 기존 대책으로는 한계"
국도·하천 등 공공시설물 빠른 복구 주문
장례식장 유족·대피소 이재민 지원도 병행
산사태 원인 분석 위한 현장 조사도 시작
경남도가 극한호우로 피해가 큰 산청군을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과 응급 복구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완수 도지사는 21일 도청 실국본부장회의에서 "먼저 기록적인 폭우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이들과 유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도내 평균 강수량은 280.8㎜를 기록했다. 산청 632㎜, 함안 583.5㎜, 합천 532.2㎜, 의령 375.1㎜, 창녕 374㎜, 하동 369.5㎜, 진주 363㎜, 함양 336.2㎜, 밀양 321.1㎜, 거창 256.5㎜로 경남 서부내륙 지역에 기습적 호우가 집중됐다. 특히 산청은 지난해 전체 강수량(1513.5㎜) 42%가량이 이번에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양산 180㎜, 고성 170㎜, 김해 165.6㎜, 창원 152.4㎜, 사천 134㎜, 남해 71.1㎜, 거제 21.8㎜, 통영 17.1㎜는 비교적 적은 강수량을 보였다. 산청군 안에서도 산청읍을 중심으로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등 지역별 편차가 큰 국지성 호우였다.
이에 박 지사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호우이고 산청읍을 중심으로 쏟아지면서 피해가 많았다"며 "특히 사흘 동안 분산된 게 아니라 19일 아침부터 오후 4~5시까지 집중적으로 하루 38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지사는 앞으로 재난 대책이 달라져야 한다고 짚었다. 박 지사는 "지금까지의 대책으로는 극한호우에 따른 인명·재산피해를 막기 어렵다"면서 "산청은 산에 대부분 가구가 자리 잡고 있는데, 산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장소임에도 저 멀리서 토사가 밀려와 마을을 덮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장 급한 것은 실종자 수색과 응급 복구다. 박 지사는 "가족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에 가용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실종자 수색, 수해지역 복구와 이재민 보호에 총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장례식장, 대피소 등 지원도 철저히 해주기를 바란다"며 "도로·하천·양배수 시설 등 공공시설물 복구부터 빠르게 하고, 도 농정국이 시군과 의논해 농업 피해 대책과 축사 방역까지 주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2차 피해 예방도 중요하다. 박 지사는 "앞으로 또 폭우나 태풍이 올 텐데, 산사태가 난 곳에 언제 또 폭우가 쏟아질지 모른다"며 "사방댐 설치 등 항구적인 복구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할 수 있지만, 응급 복구를 하면서 그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건의해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 조치가 잘못되면 2차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도민들이 이른 시일 안에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전날인 20일 산청군 산청읍 모고리 현장을 다녀온 박 지사는 "주민들이 전기가 안 들어와 날씨도 덥고 집에서 청소를 하려고 해도 주민 생활 모든 것이 스톱이더라"며 "한전과 빠른 복구를 하고, 단수나 이동통신 부분 해결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재해구호기금으로 산청·합천·의령 등 이재민을 지원하고, 재난 피해자 심리회복 상담도 운영하고 있다. 산사태 원인 분석을 위한 현장 조사도 21일 시작한다.
이번 폭우로 도내 도로에서 154건 피해가 발생했으며, 현재 응급 복구 26건이 진행되고 있다. 통행이 해제된 구간도 있지만, 산청읍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으로 오가는 주요 도로인 국도3호선 등이 아직 막혀 있다. 경남도는 전문가와 합동으로 현장을 점검하고 21일 중 통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도로 유실이 있는 국도20·59호선 등 복구도 진행 중이다.
박 지사는 "국도3호선은 너무 많은 토사가 내려왔지만, 주도로인 만큼 우회도로를 설정해서라도 개통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하천은 8개 시군 90곳에서 500억 원 규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11곳만이 긴급 복구를 마친 상황이다. 경남도는 하천시설은 물론 수계 전체 지구가 개선될 수 있도록 복구를 추진할 방침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딸기 재배시설 피해가 있는 산청군 신안면 청현마을 등을 찾아 피해 규모와 응급복구 상황을 살폈고, 같은 날 임상섭 산림청장도 산청군 산청읍 내리 산사태 피해지를 점검했다.
경남도는 앞으로 2주 동안 저수지와 노후 배수장 정비도 진행할 계획이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1일부터 폭우 이재민을 돕고자 특별모금을 진행한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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