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묻다] 의료
면 단위 주민은 누군가 도움을 받아야 해
의정 갈등 힘 겨루기...피해는 국민 몫
의료진 지역 사회에 남게 하려면?
지역 의료를 못 믿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지역에 갈 수 있는 병원이 없어요. 거창은 병원이 있으니 합천이나 함양, 산청보다는 나아요. 어느 시군이나 상황은 마찬가지겠지만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지요. 읍 중심으로만 보면 병원이 오히려 많은 편이기는 해요. 면 단위에 사는 주민들은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거나 누군가 도움을 받아서 밖으로 나가야 해요.
심장이나 혈관 질환이 있어서 급하게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생기면 대구나 진주까지 가야 해요. 이게 가장 큰 불편입니다. 몇 년 전 어머니가 심혈관에 문제가 생겼어요. 지역 의료기관에 진료 의뢰서를 들고 갔는데 6시간 정도 기다렸던 기억이 나네요. 하루라도 급한데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너무 힘든 거예요. 그 시간 동안 담배를 한 세 갑 정도 태운 것 같아요. 다행히 그때 수술을 받아서 고비를 넘기긴 했어요.
윤석열 정부 때 의정 갈등이 있었잖아요. 지난 정부에서 무리하게 계획도 없이 의대 정원을 늘리면서 의사들과 힘겨루기를 했습니다. 결국 피해는 국민이 입었어요. 제가 아는 사람이 그 당시에 암에 걸렸어요. 암은 무조건 대학병원에 가야 하잖아요. 진료를 받으려면 4~5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몇 군데 문을 두드려서 대학병원을 찾았어요. 수술도 하고 회복도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부가 누구를 위해서 싸우는 건가 싶지요. 의사는 의사 입장이, 정부는 정부 입장이 있겠지만 이걸 지켜보는 국민은 애가 타죠.
의료 인력 문제는 해결 방법이 있을까요. 의사 사이에는 고학력자 카르텔이 형성돼 있어요. 자기들만의 세계가 있기 때문에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요. 지역 인재를 의료진으로 뽑아서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일정 기간 근무할 수 있게끔 하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 그런 고민은 해봤어요.
거창에는 간호대학이 있지만, 졸업생들이 지역에 남아있지 않아요. 보통 대도시로 다 빠져나가 버리죠. 지역 입장에서는 간호대학 졸업생들이 훌륭한 의료인으로 자랐는데 지역에 남아있지 않고 빠져나가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합니다. 그런 걸 해소해주면 좋겠어요.
사회복지사는 지자체에서 별도 수당을 주더라고요. 간호사는 그런 수당 없이 3교대로 일하면서 자기 시간도 별로 없잖아요. 그런 불만을 고민하면 좋겠어요. 사회복지사도, 어린이집 교사도 수당을 받잖아요. 간호사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동근(46·거창군 거창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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