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 조성 공사 기본설계 수립 중 마찰
현대건설 측 공사기간 2년 연장 요구
연약 지반 안정화·매립 어려움 호소
조건 불이행에 정부, 수의계약 중단
전문가 회의서 적정공기 등 검토 추진
가덕도신공항이 2029년 개항하는 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터 조성 공사를 맡기로 했던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 기간 연장을 원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애초 약속한 공기를 지키지 못한 현대건설 측과 수의계약 중단에 들어갔다.
총사업비 13조 4913억 원을 투입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은 2029년 12월 개항이 목표였다. 터 조성 과정부터 새 판을 짜면 가덕도신공항 공사 기간은 늘어날 전망이다. 새로운 계약에 3~4개월, 기본설계 수립에 6개월만 잡아도 최소 1년 가까이 연장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가덕도신공항 터 조성 공사 경쟁 입찰이 4차례 유찰되자 국토부는 이를 수의계약으로 바꿔 현대건설 측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건설 측은 입찰 공고에 명시된 공사 기간(84개월·7년)을 초과하는 공사 기간(108개월·9년)을 반영한 기본설계를 제출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수의계약 전환 이후에는 입찰 조건 변경이 불가하다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기본설계 보완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8일 현대건설 측은 기본설계 보완 불가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현대건설 측은 연약 지반 안정화 기간 추가(17개월)와 공사 순서 조정(7개월) 등 24개월(2년) 추가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사 순서는 기본계획상 방파제 건설과 매립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7개월간 방파제 일부를 시공한 이후 매립을 시작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공사비도 정부가 정한 10조 5000억 원보다 1조 원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국토부·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합동 전담팀(TF)은 현대건설 측 기본설계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을 토대로 기술적 타당성을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13일부터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TF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공기 등을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안전성과 품질이 확보되면서도 일정 지연을 최소화할 사업 정상화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은 지난해 7월 여객터미널 등 국제설계 공모를 거쳐 건축설계를 시작했고, 같은 해 10월 터 조성 공사 기본설계에 들어갔다. 국토부, 해양수산부, 경남도, 부산시, 울산시,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등 6개 기관은 차질 없는 개항을 위해 지난해 12월 '가덕도신공항 성공과 공항·항만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민간과 협력도 필수여서 협약 참여 기관을 포함해 40여 개 기관이 '가덕도신공항 거버넌스 협의체'도 꾸렸다.
이번 사태는 부산에서 문제 제기가 이뤄지면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시정평가대안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주장하는 최소한 108개월 건설 기간, 2035년 준공 계획은 엉터리 용역 결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정부 방침 84개월과 108개월 중간 타협책인 96개월(8년)로 합의하고자 국토부, 부산시, 현대건설이 짜고 치는 고스톱판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 또한 공기 연장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도는 부산 정치권에서부터 목소리가 나오고 국토부가 사업을 검토하고 있어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가덕도신공항이 적기에 개항해야 하고, 안전하고 신속하게 지어질 수 있도록 경부울이 함께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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