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주관 잔불진화 체계로 변경

사망 4명·부상 10명, 84곳 시설 피해 

지리산 포함 산불영향구역 1858㏊ 

산청·하동 산불 발생 열흘 만에 주불을 잡았다. 산불 발생 213시간 만이다. 산림당국은 잔불진화 체계로 변경해 작업을 이어간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30일 오후 1시 산청곶감유통센터에 설치된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청·하동 산불 주불이 모두 진화됐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파악된 산불영향구역은 1858㏊다. 피해 규모는 축구장 2602개 규모다.

산불은 21일 오후 3시 26분께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에서 발생했다. 인근 야산에서 예초작업을 하다 불똥이 튀며 산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확산하자 그날 오후 6시 40분 최고 단계인 3단계가 발령됐다.

이튿날 진화작업에 속도를 냈으나, 강한 바람에 불씨가 날아가 다른 곳에 옮겨 붙는 비화현상으로 하동군 옥종면으로 확산했다. 25일 진주시 수곡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하동에서 날아온 불씨로 말미암은 것으로 추정됐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30일 오후 1시 산청곶감유통센터에 설치된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청·하동 산불 주불진화를 선언하고 있다. /산청군
임상섭 산림청장은 30일 오후 1시 산청곶감유통센터에 설치된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청·하동 산불 주불진화를 선언하고 있다. /산청군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지난 22일 진화작업에 투입됐던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3명과 인솔 공무원 1명 등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주택이 전소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산불 사흘째는 하동 옥종면 두양리 두방재 인근에 있는 900년 된 은행나무가 불에 탔다. 산청 시천면 성화사에 불이 붙어 사찰 일부가 불에 타기도 했다.  

산불은 서쪽으로 부는 바람을 타고 지리산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산불 엿새째인 25일 건조·강풍 특보가 발효되며 초속 10m에 가까운 바람이 구곡산 서쪽으로 불며 불길은 확산했다. 구곡산 정상은 지리산국립공원과 경계를 이루며 천왕봉과는 약 9㎞ 떨어져 있는 곳이다.

급기야 26일 오후에는 지리산국립공원으로 산불이 번졌다. 25일 국립공원 경계 500m, 26일 오전까지 200m 사이를 두고 산불 확산에 총력을 다했지만 바람을 당해내지는 못했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지리산 천왕봉 4.5㎞까지 근접하자 헬기 등 진화장비와 인력을 총 동원해 확산 저지 주력했다. 국립공원 내 산불영향구역은 132㏊로 더는 퍼지지 않았다.

27일 오후 조금이나마 내린 비로 전환점을 맞았다. 비로 말미암은 높은 습도는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이 돼 28일 하동 옥종면 산불은 오전 주불 진화 소식을 알렸다. 산청 산불도 소강상태를 이어갔다. 산림당국은 29일 99%까지 진화율을 끌어올렸으며, 30일 헬기 50대를 동원한 끝에 오후 1시 주불 진화를 선언했다.

그동안 진화 작업에 하루 최대 헬기 55대, 진화 인력 2452명, 진화 장비 249대가 투입됐다. 10일간 총 헬기 335대, 진화 인력 1만 6209명, 진화 장비 1951대를 동원하는 등 공중·지상 가용 자원이 총동원됐다.

이번 산불로 열흘 동안 주민 2158명이 한국선비문화연구원 등 4곳으로 대피했다. 불길이 잡힌 지역 주민은 집으로 돌아갔으며 30일 오후 1시 기준 473명이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 인명피해는 사망 4명, 중상 5명을 비롯해 부상 10명이다. 시설피해는 주택·공장·종교시설 등 84곳이다.

경남도는 재발화에 대비해 주·야간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고, 열화상 드론 등으로 산불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공중·특수진화대, 소방, 공무원 등 350여 명과 헬기 40대, 진화차 79대도 집중 배치해 대비 중이다.

산림당국은 "잔불을 끄는 데까지는 5~6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4월에도 산불 발생 위험이 있는 만큼 긴장감을 놓지 않고 총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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