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투쟁단 트랙터 끌고
윤석열 대통령 관저로 집결
서울 남태령서 경찰에 막혀
소식 들은 시민들 모여들어
시민들이 서로가 서로를 지켜내고 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국회를 지켜낸 시민들이 이번에는 경찰에 고립된 농민들과 함께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총연합 등이 모인 ‘전봉준투쟁단’ 트랙터 행렬은 지난 16일 ‘윤석열 체포’와 ‘국민의힘 해체’를 내걸고 경남과 전남 등에서 서울로 향했다. 경남지역에서는 트랙터 2대가 동원됐다. 농민 트랙터 대행진 투쟁은 2016년 11월 박근혜 탄핵 정국 때에 이어 두 번째다.
조병옥 전농연 부경연맹 의장은 출정식에서 “트랙터로 논밭을 갈아엎어 새로운 씨앗을 뿌리면 새 생명을 키우고 열매를 맺을 수가 있다”며 “이는 전복을 통해서만이 세상을 바꿀 수가 있어서 트랙터에 그 의미를 담아 끌고 나왔다”고 말했다.
트랙터 행렬은 21일 낮 12시께 서울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경찰 차벽에 가로막혔다. 경찰과 대치한 트랙터는 30여 대, 화물차는 60여 대였다. 농민들은 경찰과 대치를 이어갔다.
농민들은 칼바람 부는 아스팔트 위에서 꼬박 밤을 지새우며 올겨울 들어 가장 강력했던 추위와 맞서야 했다.
트랙터 행렬이 고립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반 시민들이 나섰다. 시민들은 서울 남태령역 인근으로 모여들어 “차 빼라”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이렇게 불어난 인원은 22일 오후 주최 측 추산 3만 명에 이르렀다.
일부 시민은 현장에 함께하지 못하는 대신 김밥·죽·커피 등 먹을거리와 핫팩 등을 보내는 것으로 힘을 보탰다.
김재영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사무국장은 “시민들이 오기 전에는 경찰이 트랙터 유리를 깨는 등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며 “농민들은 사실상 연행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끌어내기 전에 시민들이 먼저 와서 농민들을 지켜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많은 시민이 오실 줄은 몰랐다”며 “갑작스러운 집회에 부족한 게 많은데 시민들이 기부해 주신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차 벽으로 행진을 막은 경찰을 상대로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경찰청장 직무대행 면담 후 대치 상황은 27시간 만에 풀렸다. 농민들은 애초 계획보다 축소된 트랙터 10대를 끌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
앞서 농민들은 사회 대개혁을 위한 폐정개혁 12조를 발표했다. 폐정개혁은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 일당들 구속 처벌 △내란동조 ‘국민의 힘’ 해체 및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 사퇴 △군대와 경찰, 국정원 등 무력·공안기구를 민주적으로 혁파 △농산물 최저가격제 시행, 공정가격 실현으로 농민 생존과 존엄 보장 △이태원 참사, 채 상병 등 억울한 죽음의 진실 철저히 규명 등을 담고 있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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