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단일화 없이 첫 민주당계 당선
진보정당 표심 '인물론'으로 획득 성공

민주당계 정당과 진보정당이 단일화에 이르지 못하면 보수정당에 자리를 내준다는 공식이 깨졌다. 허성무(60) 더불어민주당 창원시 성산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일으킨 ‘파란’은 여러모로 남다른 결과다.

허 당선자는 최종 개표 결과 46.38%(6만 7489표) 지지율로 45.70%(6만 6507표)를 얻은 강기윤(63) 국민의힘 후보, 7.91%(1만 1511표)를 받은 여영국(59) 녹색정의당 후보를 누르고 22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고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양보한 뒤 8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개표 과정 내내 박빙 양상을 띠면서 11일 0시를 넘긴 시점에도 당선 결과를 예단할 수 없었다. 여 후보와 범야권 단일화에 이르지 못한 허 후보는 더 초조했다. 창원 성산은 민주당계 정당과 진보정당, 진보정당 간에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은 역대 총선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챙겼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번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한 강기윤 후보였다.

11일 허성무(가운뎨) 더불어민주당 창원 성산구 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고서 축하 떡을 자르고 있다. /허성무 선거사무소
11일 허성무(가운뎨) 더불어민주당 창원 성산구 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고서 축하 떡을 자르고 있다. /허성무 선거사무소

3자 대결 구도였던 2012년 19대 총선 때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 후보가 각각 43.83%, 7.12%로 표를 나눠 받으면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으로 출마한 강 후보가 49.04% 득표율로 당선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옷을 입은 강 후보가 47.30%로 당선했던 2020년 21대 총선 때도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 득표율은 각각 15.82%, 34.89%로 나뉘었다.

이번 총선에서 허 후보는 일찌감치 진보당 후보와는 단일화했지만 여 후보와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해 표 분산을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부 심판 바람에 허 후보가 창원시장을 지내면서 쌓은 ‘지명도’가 유효했다.

허 후보는 관외사전투표와 국외부재자투표에서 다른 후보와 격차를 벌렸다. 보수세가 다소 강한 반송동, 중앙동, 웅남동을 비롯해 2022년 경계 조정으로 성산구에 편입된 용지동에서는 강 후보에게 승기를 내줬지만 진보세가 강한 상남동, 사파동, 가음정동과 함께 ‘캐스팅보터’ 성주동에서 승기를 잡아 당선을 확정 지었다.

첫 민주당계 국회의원 주인공인 허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범야권 단일화 여부가 여지없이 승패를 갈랐던 전례를 깨트렸다. ‘인물론’을 앞세워 진보정당과 단일화 없이도 민주당계 후보가 당선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창원시정을 이끈 능력도 이번 기회에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허 당선자는 진보정당 역할까지 아우르는 정치를 약속했다. 그는 “창원을 세계 1등 디지털제조업 도시로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며 “동시에 노동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창원시민, 성산구민과 함께 창원 성산구가 경남 정치 1번지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 1번지가 되도록 발이 닳도록 뛰겠다”며 “지역 현안과 의제를 국회에서 해결하고자 최선을 다하면서 항상 구민과 의논하고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총선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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