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면 가야진서 일원서 용신제와 함께 한마당잔치
하반기 문화재청 현지조사 대비 제기·복식 복원 추진

양산시 가야진용신제보존회(회장 김진규)가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승격 심사를 앞두고 내달 7일 원동면 가야진사 일원에서 '가야진용신제'를 봉행한다. 

가야진용신제는 원동면 용당리에 있는 용소(龍沼)의 용을 대상으로 행하는 제의로, 통일신라시대부터 현재까지 유일하게 전승되는 국가제례인 중사(中祀)다. 1400여 년간 이어온 용신제는 1997년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남도 민속자료·무형문화재로 지정해 오늘날까지 계승하고 있다. 유교식 관례에 맞춰 음력 3월 초정일(初丁日)에 봉행했지만 지역문화재 대중화를 위해 2016년부터 4월 첫째 주 일요일에 용신제를 지내고 있다.

용신제는 제를 올리기 전에 부정을 물리는 '부정가시기', 길닦이 후 칙사(임금 칙명 또는 조서를 전달하는 고위관료)를 모시고 제단으로 이동하는 '칙사영접굿', 칙사가 제당에 당도하면 삼용신에게 제를 올리는 '용신제례', 나룻배에 돼지를 실은 뒤 낙동강 용왕에게 제물을 바치는 '용소풀이', 제례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제단으로 돌아와 풍악놀이를 즐기며 대동마당을 만드는 '사신풀이' 등 다섯 마당으로 이뤄진다. 

이날 국태민안(國泰民安)과 우순풍조(雨順風調)를 기원하는 용신제와 함께 민요 공연, 풍물판굿 등을 진행하고 전통혼례, 떡메치기, 자운고 만들기, 한방향주머니 만들기 등 전통 체험마당도 준비해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양산 가야진용신제가 하반기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승격을 위한 현지조사를 앞두고 제기와 복식 복원을 추진한다. 사진은 가야진용신제 용신제례 모습. /양산시
양산 가야진용신제가 하반기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승격을 위한 현지조사를 앞두고 제기와 복식 복원을 추진한다. 사진은 가야진용신제 용신제례 모습. /양산시

현재 용신제는 2024년 문화재청 국가무형유산 신규 조사 대상 종목으로 지정돼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 현지조사를 앞두고 있다.

앞서 양산시는 용신제만의 고유한 특징을 널리 확산하고 전승하려면 국가무형문화재 승격이 필요하다는 지역문화계 요구를 받아들여 사업비 1억 원을 들여 학술대회를 열고 타당성 조사 용역을 추진하는 등 학술적 승격 근거를 마련하고자 힘써왔다. 2015·2019년 두 차례 문화재청 승격 심사에서 탈락한 경험을 바탕 삼아 세 번째 도전에서는 문제점을 보완해 국가무형문화재 승격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다. 

이를 뒷받침하고 하반기 현지조사를 대비해 '가야진사 출토 조선 전기 제기 고증·복제품 제작' 사업을 5000만 원을 들여 추진한다. 가야진사 발굴 조사 과정에서 출토한 조선 전기 분청사기 등 30여 점을 토대로 고증 과정을 거쳐 용신제에서 사용할 분청제기, 목제제기, 유제제기 등 9종 64개와 보완품 48개 등을 복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1억 원을 들여 '가야진용신제 제관 제복 제작' 사업도 진행한다. 용신제를 지내는 헌관이 입을 신분별 복식 10개를 18세기 후반 조선시대 제복 유물과 2023년 시에서 진행한 용신제 헌관 복식 고증 자료 등을 참고해 제작할 예정이다. 두 사업 모두 국가무형유산으로 품격을 갖추고 제례 기준을 마련해 역사성과 학술성은 물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이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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