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서 모씨 "굴취 허가 어렵다는 말에 거의 포기"
도로 여건도 대형 소나무 실어낼 수 없는 구조

공중에서 내려다본 창원마을 모습. 가운데 한반도 모양 또는 용틀임 모습으로도 보이는 곳이 구송정(꽃당산)이다. /개암기념사업추진위
공중에서 내려다본 창원마을 모습. 가운데 한반도 모양 또는 용틀임 모습으로도 보이는 곳이 구송정(꽃당산)이다. /개암기념사업추진위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 주민들이 구송정 소나무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지주가 소나무를 캐가려 한다는 소문이 돌자 창원마을 주민들이 ‘500년 꽃당산 보존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마을 곳곳에 ‘꽃당산 소나무 굴취 절대 반대’라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이 땅을 사들인 서 모 씨는 26일 “소나무 장사도 겸하고 있어서 좋은 소나무를 보고 땅을 산 것은 맞다”라면서도 “마을 주민 반대가 아니더라도 군청에 문의해 봤더니 굴취 허가가 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는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함양읍에서 찻집을 하기도 했던 서 씨는 “소나무 숲이 좋아 정상 부근에 작은 집터라도 닦아 카페를 열어볼까 궁리도 해봤지만,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을 것 같아 포기했다”라며 “큰 소나무뿐만 아니라 작은 소나무 중에서도 좋은 나무가 제법 있어 살릴 나무는 살리자는 생각에 군에 간벌 허가를 신청한 것이 지금까지 한 일의 전부”라고 말했다.

또한 함양군 관계자는 “지형 등을 봤을 때 굴취 허가가 나기는 어려워 보이는 데다 마을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더욱 허가가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실제 산주가 따로 신청한 것은 없고 산림 경영을 하겠다며 아래 하천 식생 관리 신청서만 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구송정까지 도로는 돌담길 등으로 구불구불 이어져 있어 1t 트럭 정도가 겨우 지나갈 수 있어 캐낸 소나무를 실어 나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마을 김정근 이장도 “산주와 두어 번 통화도 했는데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캐내지 않겠다’라는 말을 들었다”라며 “여러 조건으로 볼 때 당장 소나무를 파가기는 어렵겠지만 주민들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등기부등본 상으로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 548에 있는 ‘임야’의 최초 소유권은 ‘강양진’이라는 이름에 ‘함양군 수동면 원평리 586-1(현 남계서원 주소지)’로 돼 있다. ‘강양진’이라는 인물이 실존했는지 족보 등을 통해 확인하고자 강씨 문중에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창구 남계서원 원장은 26일 통화에서 “주소지가 서원으로 돼 있는 데다. ‘강’씨 성에 ‘양진재’에서 ‘양진’을 따와 ‘강양진’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운 것 아니냐는 추측은 해볼 수 있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강씨 문중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면 서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강양진’ 명의의 토지는 창원리 722(임야), 창원리 695(임야), 창원리 779(임야) 등 3필지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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