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료·광고비 받은 홍보 글 쏟아져
검색어에 비속어 등 특정 단어 조합
개인 블로거가 작성한 게시물 찾아내
'배달의 민족' 후기 보고 식당 가기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르내리는 식당 가운데 맛집 아닌 곳 찾기가 더 어렵다. 원조나 ‘핫플’ 같은 수식어가 붙은 식당 역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홍보 콘텐츠에 진짜 정보는 파묻히기 십상이다. 온라인 생태계에 누구보다 빠삭한 요즘 20대는 ‘가짜 정보’를 어떻게 걸러낼까.

◇검색법부터 다르다 = 네이버 검색창에 ‘창원 맛집’을 입력하면 가장 먼저 뜨는 게시물은 광고다. 한참을 내려가야 개인이 쓴 블로그, 카페 글이 나온다. 이마저도 원고료를 지급받고 쓴 광고 글이 대다수다.

‘창원 맛집’에 ‘찢었다’를 추가했다. 우선 성가신 광고가 사라졌다. 그 자리에 개인 블로거가 쓴 게시물이 먼저 나타났다. 원고료를 받지 않고 작성한 이른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의 줄임말) 게시물이다.

대학생 안규리(24) 씨는 “지역과 먹고 싶은 음식 옆에 강조 뜻이 있는 비속어를 붙인다거나 요즘 애들이 자주 쓰는 ‘찢었다’나 ‘미친놈’ 같은 단어를 조합해 검색한다”며 “요즘에 워낙 광고가 붙은 후기가 많다 보니 그런 정보를 걸러내고자 나름대로 생각해 낸 검색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SNS 등에서 많이 오르내리는 광고는 제외하고 본다”며 “돈을 안 받고 쓴 진짜 후기를 찾으려다 보니 검색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후기 수백 개 살펴보고 구매 = 어떤 식당에 갈 때나 물건을 사기 전에 지인 추천을 받는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20대들은 여러 차례 검색을 통해 신뢰도가 낮은 정보는 걸러냈다. 이후 특정 식당, 상품과 관련된 후기를 꼼꼼하게 살폈다.

신예지(23) 씨는 “요즘에는 좋은 후기만 많이 접하다 보니 반대로 평점이 낮은 후기부터 살펴본다”며 “안 좋은 후기를 토대로 제가 그 단점을 감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현(23) 씨는 식당을 검색할 때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참고한다.

이 씨는 “배달을 시켜 먹지 않더라도 배달의 민족 후기를 살펴보고 식당에 간다”며 “일반 블로그 후기보다 댓글이 훨씬 많이 달려 있어서 평가에 신뢰가 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고 한 식당을 찾았다가 실망을 한 뒤로는 SNS 게시글은 검색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 사진에는 양도 많아 보이고 맛있다 해서 어떤 식당에 갔었는데, 가격보다 양도 적고 음식도 부실해 실망한 적이 있다”며 “SNS에 올라오는 음식점들은 다 광고를 의뢰해서 소개되는 경우가 많아 신빙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유정(24) 씨는 소비 전 철저한 검색은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정 씨는 “요즘에는 밥값도 워낙 비싸고 물가도 많이 오르다 보니 금액 대비 만족스러운 소비를 하려는 분위기가 있다”며 “20대가 유별나다기보다는 여러 경로로 검색하는 과정이 당연하게 자리 잡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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