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기 시장 들어 하지 않던 국별 정책 설명 자리 부활
묘한 시점...시 "주민들 시 정책 잘 몰라 적극 홍보 차원"

통영시가 총선을 코앞에 둔 민감한 시점에 '시정 정례 브리핑'을 갑작스레 부활했다. 시는 선거와 무관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시는 2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통영시 관광혁신국 정책 설명' 자리를 마련했다. 담당 국장이 관광혁신국 역점 사업 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이 같은 '국별 브리핑'은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시는 민선 7기 때까지 이러한 국별 브리핑을 종종 진행했다. 그러다 천영기 현 시정에서는 이를 하지 않고, 대신 주요 사안 발생 때 기자회견 형식으로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는 그러다 이번에 국별 브리핑을 부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국회의원 선거를 2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의문을 남긴다. 

시는 이번 브리핑 부활이 시장 의지라고 밝혔다. 공보감사실 관계자는 "시장이 올해 초 동별 순방을 했는데, 주민들은 시 정책에 대해 잘 모르는 분위기였다"며 "이에 시장이 시정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또한 "관광혁신국이 올해 신설됐기에 앞으로 할 일을 설명할 필요성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연두 순방은 1월 중순 끝난 바 있다. 관광혁신국 신설 시점도 1월 초다. 

김외영 통영시 관광혁신국장이 2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국 주요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남석형 기자
김외영 통영시 관광혁신국장이 2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국 주요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남석형 기자

시 역시 민감한 선거 시기라는 점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관계자는 "혹시 문제 될 소지가 있는지를 선관위에 문의했고, 시장 치적을 알리는 게 아니라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만 하고 앞으로 안 하면 오해할 수 있겠지만, 이후에도 국별 브리핑을 종종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날 브리핑 내용 일부는 총선 특정 후보 공약 내용과도 맞닿아 있었다. 

시는 브리핑에서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을 설명하면서 그 첫 사업으로 '강구안 미디어 미항 연출 사업'을 들었다.  김외영 관광혁신국장은 "아름다운 야경 및 해안 경관과 더불어 문화유산을 연계한 체험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정점식 국민의힘 통영·고성 국회의원 후보 공약에도 포함돼 있다. 정 후보는 출마 선언 당시 "통영을 명품 관광 메카로 육성하겠다"며 대표적인 공약 4개를 내세웠는데, 여기에 '통영 강구안 미디어 미항 연출 등 통영관광만 구축'이 포함돼 있다. 

또한 시는 '수산물 미식관광도시 조성사업'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정 후보의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 '남부권 수산종합단지 건립' 조성과 맥을 함께하고 있다. 

다만 김 국장은 "브리핑은 좋은 정책을 시민들에게 알리려는 것이지, 선거와는 전혀 관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천영기 시장은 지난해 8월 정점식 의원과 함께 축제장 주막을 돌며 정 의원을 띄워주는 발언을 하다 검찰 조사(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천 시장은 시의회 시정질문 답변 때 선거 관리 중립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남석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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