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을 반성하는 일본 시민단체
제승당 이순진 장군 영정에 고개 숙여
'일본 역사 왜곡 항의' 굳은 의지 다져

"우리 일본 시민이 1592년 조선 침략을 진정으로 반성했더라면 근대 일본 침략사도 없었을 것이다."

과거사를 반성하는 일본 시민들이 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한국·일본 화해와 상생을 바라는 일본 시민 모임'은 25일 오후 통영시 한산도 제승당을 찾아 역사 반성 성명을 낭독했다. 시민 모임은 재일 교포 최창화 목사와 뜻있는 일본 시민들이 임진왜란 400년 되던 해인 1992년 일본에서 왜란 반성 집회를 처음 열었다. 그리고 2000년부터 해마다 한국 임진왜란·정유재란 유적지를 찾아 행사를 열고 있다. 시민 모임은 지난 2019년 창원시 진해 방문 이후 코로나19로 행사를 중단했다가 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임진왜란을 반성하는 일본 시민단체'는 25일 오후 통영시 한산도 제승당을 찾아 역사 반성 성명을 낭독했다. /남석형 기자
'임진왜란을 반성하는 일본 시민단체'는 25일 오후 통영시 한산도 제승당을 찾아 역사 반성 성명을 낭독했다. /남석형 기자

이날 통영 방문에는 13~91세 일본 시민 20여 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한산도 제승당을 둘러보고 이순신 장군 영정에 고개를 숙였다. 제승당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군사 업무를 하던 해군작전사령관실 같은 곳이다.

시민 대표자가 제승당 이순신 장군 영정에 참배하고 있다. /남석형 기자
시민 대표자가 제승당 이순신 장군 영정에 참배하고 있다. /남석형 기자

시민 모임은 "우리는 부끄럽게도 임진왜란·정유재란이란 단어를 모를 뿐만 아니라 그것이 지금의 문제인 것도 몰랐다"며 "일본과 한국의 불행한 역사를 청산하고자 왜란 반성집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의 역사는 일본 역사의 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듯이 이제 일본의 조선 침략을 한국에서 보는 것으로 일본의 바른 역사관을 정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본 시민모임은 국내 시민단체·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한국말로 동요 '반달' '오빠 생각'을 함께 불렀다. /남석형 기자 
일본 시민모임은 국내 시민단체·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한국말로 동요 '반달' '오빠 생각'을 함께 불렀다. /남석형 기자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일본 국민에 심어 놓은 조선정복사관과 조선 및 아시아 멸시관 극복 △재일 한국인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 정책 항의 △새로운 역사 왜곡에 항의 등을 다짐했다. 특히 '강제 동원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에 대한 사죄와 전후 보상도 안 하는 것에 대한 항의' 의지도 나타냈다.

시민 모임은 '새로운 역사 왜곡에 항의' 등의 의지를 다졌다. /남석형 기자
시민 모임은 '새로운 역사 왜곡에 항의' 등의 의지를 다졌다. /남석형 기자

모임을 주도하는 주문홍 고쿠라 교회 목사는 "우리는 종교·정치 집단이 아니라 한일 간 우호적인 미래를 후세대에 물려주려는 순수한 시민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내 시민단체·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한국말로 동요 <반달>, <오빠 생각>을 함께 부르기도 했다.

/남석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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