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 작업실 둔 20·30대 작가 4명 단체전
작품 연구 과정, 최신작들 한눈에
지역 신진 미술 작가를 조명하는 전시회 <신진작가 4인전>인 지난 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창원 연아트오브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창원에서 활동하는 김수남(37)·김주영(24)·김예림(23)·최은혜(33) 작가가 참여했다. 모두 남소연 연아트오브갤러리 대표가 눈여겨보던 작가들로 전시에서는 이들의 최신 작품을 볼 수 있다.
남 대표는 이들 작가와 매주 만나 작품 방향과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김주영 작가는 창원대 서양미술학과에 재학할 때부터 소통했다. 그는 '틀'을 주제로 작업한다. 몇 해 전 길에서 우연히 본 두더지가 작업에 영향을 미쳤다. 김 작가는 "땅속 생활을 하는 두더지가 생존하려 바깥으로 나온 모습이 틀 밖에서 활동하는 '나'와 비슷하다고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틀을 점차 확장하 과정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김수남 작가는 색채가 있는 작업을 진행했으나 미니멀리즘(minimalism)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니멀리즘은 대상의 본질만 남기고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는 경향성으로 최소한의 색상을 사용한다. 김 작가는 "백색을 하얀 캔버스에 쌓아올리면, 다른 차원의 하얀색이 되는 것"이라면서 "모래와 자른 전선을 안료에 섞었는데, 아파트를 건설하듯, 새로운 세계를 나만의 소우주를 캔버스에서 탄생시켰다고 봤다"고 말했다.
최은혜 작가는 캔버스 위에 검정, 회색으로 밑 색을 칠하고 그 위에 무채색으로 선을 그린다. 그 선에 명암을 조절하며 중첩시켜 깊이감을 더한다. 자연과 사람, 사물을 선으로 나타낸다. 그 선이 중첩되는 과정이 반복하면서 선과 선 사이에 면을 만들어낸다. 최 작가는 "선과 배경, 여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면서 수많은 공간에서 작가의 작은 우주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최은혜 작가가 6개월 넘게 공들인 작품 중 1점은 구매자가 정해져있다. 이번 연아트오브갤러리 전시가 아니면 감상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김예림 작가는 디지털에서 여러 색을 섞고, 겹치고 부분적으로 번지게 해 밑작업을 한다. 초현실주의적 표현에 중점을 둔 디지털 작업을 캔버스에 인쇄했다. 그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인체 드로잉으로 선을 그린다. 김 작가는 이전에 사람, 풍경 등 구상으로 그림을 그렸으나 이번에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 첫발을 내딛는다는 의미에서 연재작 또한 '봄'이라 이름 지었다.
김예림 작가는 "흔히 접하는 주제, 순간적으로 마주한 환경이나 결함 등이 하나의 상징, 패턴으로 형상화돼 예술로 접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고, 이번 작품에서 그 방향성을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관람은 무료. 문의 010-9600-7994.
/주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