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상생협약 감시 계속'이라는 취재수첩을 이 공간에 쓴 것이 지난해 10월 18일이다. 감시를 계속하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담아 쓴 칼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상생협약은 해를 넘겨 6개월째 난항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통상업보존구역에 해당하는 창원전통시장상인연합회가 걱정했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결과였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당시 상생협약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건부'로 대규모 점포 개설 허가를 내준 창원시 행정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스타필드 개점이 미뤄지는 것이 마치 전통시장 상인들이 상생협약 체결이라는 발목을 잡는 것이 이유인 것처럼 오해를 낳기도 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15일 창원시에 수정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개점 시점을 2027년 하반기로 연장하겠다는 것인데, 건설·부동산 경기 하락을 이유로 들었다.

스타필드창원 개점 지연은 벌써 세 차례다. 2021년 기공식에서 신세계프라퍼티는 2024년 말 개장 계획을 발표했으나, 지난해 대규모 점포 개설 신청 때는 2025년 말 개점으로 늦췄다. 이후 시공사 선정 문제로 2026년으로 개점 시점을 연기하더니 최근에는 다시 2027년 하반기로 변경한 것이다. 스타필드창원은 창원시 의창구 중동에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을 위해 지난해 5월 시에 신청서를 제출했고 시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상생발전협의회는 7~10월 회의를 단 세 차례 열고 조건부 승인을 했다. 이 과정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전통시장 상인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은 조건부 승인 이전만 하더라도 목이 마른 쪽은 대형 유통공룡이었지만 조건부 승인 이후에는 위치가 바뀌었음을 실감한다고 토로했다.

당시 시는 협상 중재 역할을 하겠다는 '뒤늦은' 약속을 했었지만 말 그대로 중재만 할 뿐이다. 한 달에 한 번 간담회 형식으로 양쪽을 만나게 하는 정도다. 결국 대규모 점포 등록 허가를 끝으로 사실상 행정이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없어졌다.

신세계프라퍼티 측은 전국 스타필드 매장이 빠짐없이 개점 전에 상생협약을 마무리했다고 강조했다. 개점이 연기될수록 전통시장 상인과 협상은 길고 어려운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 눈에 선하다. 공사 속도를 내는 것과 상생협약은 별개 사안임이 드러났다. 지난달 창원시의회 시정질문 지적처럼 상생협약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에서 허가를 해주는 선례만 만든 꼴이 아닌가 싶다.

/박정연 자치행정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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