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해경, 생존 선원들 진술 토대로 사고 원인 추정
위판 시간 맞추고자 어획물 선미 갑판에 둔 채 이동
적재 불량 상태에서 복원력 잃어 침몰 가능성 무게
불법조업 여부 등 추가 조사...1명 여전히 실종 상태

지난 13일 발생한 '통영 욕지도 침몰 어선' 사고 원인은 어획물 적재 불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영해양경찰서는 15일 침몰 선박

제102해진호(139t 쌍끌이저인망 부산 선적)이 14일 오전 4시 12분께 통영 욕지도 남쪽 8.6km 인근 해상에서 침수됐다. 3명이 사망했고,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해경이 현장에 출동해 구조 활동을 하는 모습. /통영해경 제공 동영상 캡처
제102해진호(139t 쌍끌이저인망 부산 선적)이 14일 오전 4시 12분께 통영 욕지도 남쪽 8.6km 인근 해상에서 침수됐다. 3명이 사망했고,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해경이 현장에 출동해 구조 활동을 하는 모습. /통영해경 제공 동영상 캡처

수사 브리핑에서 "사고 선박은 평소보다 많은 어획물을 포획해 어획물·어구를 선미 갑판에 적재한 상태로 이동 중 선미가 좌현으로 기울면서 침몰했다는 게 생존 선원들 진술"이라고 밝혔다. 즉 사고 선박은 평소보다 많은 어획물을 어창에 보관하지 않고 바깥에 둔 상태에서 이동하다 중심을 잃고 가라앉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통영해경 설명을 종합하면, 제102해진호(139t급 쌍끌이저인망·부산 선적)는 13~14일 정어리 40t가량(20kg 기준 2000상자)을 포획했다. 이는 제102해진호 최대 적재량 96t을 밑도는 것으로 과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선은 어획물을 갑판 아래 어창에 보관해야 하는데도, 평소보다 많은 어획량과 오전 5시 수협 위판 시간에 맞추고자 배 뒤쪽에 적재한 상태에서 통영항으로 이동했다. 외국인 선원 7명이 어획물과 어구를 정리하던 중 배 뒤쪽이 좌측으로 기울고 배 앞쪽이 들리면서 2~3분 후 가라앉았다. 사고 당시 파고는 1~1.5m로 잔잔한 상태였다.

이정석 통영해경 수사과장은 "어선은 어획물을 어창에 뒀을 때 선체 복원력을 얻게 되는 반면, 갑판 위에 두면 1~2m 파도에도 좌우로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밖에서 작업 중이던 외국인 선원 7명은 모두 구조됐지만, 사망·실종한 선장 등 한국인 4명은 실내에 있었던 탓에 탈출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어선 침몰 지점은 쌍끌이 저인망 조업 금지 구역으로 확인됐다. 이 과장은 "불법 조업 여부 등 명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자 선원을 상대로 추가 조사하고 기상 자료와 항적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102해진호는 지난 13일 오후 5시 11분께 통영 동호항에서 출항했다가 14일 오전 4시 12분께 통영 욕지도 남쪽 8.6km 해상에서 침몰했다. 선장 포함 승선원 3명이 사망했고, 1명이 실종 상태다. 외국인 선원 7명은 구조됐다. 제102해진호는 사고 해역 수심 60m 아래로 완전히 가라앉았다. 해경은 실종자를 찾고자 수중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제2해신호(20t급 옥돔잡이 제주 선적)가 통영 욕지도 남쪽 68㎞ 해상에서 전복된 상태로 발견됐다. 현재 승선원 9명 가운데 4명이 사망했고, 5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남석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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