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고 꽃은 핀다.

지난가을 마당에 심어 놓았던 수선화가 노란 꽃을 피웠다.

삭막했던 가을 마당에 수줍게 피어 있는 꽃을 가만히 마주했다.

문득 어여쁜 수선화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애. 나르키소스(Narcissus).

매일 뉴스를 통해서 자기애의 완결판을 접하고 있다.

자신은 절대선이자 완벽한 인간이기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생각.

잘못이 없으니 그런 잘못으로부터 배우거나 반성은 있을 수 없다.

삶의 대부분을 누군가의 죄를찾고 벌을 주는 일에 썼다.

공정과 상식을 외치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그 잣대는

자기와반대편에 있는 이들에게만 들이대는 내로남불 결정판.

1시간 중 59분을 혼자서 말한다는(혹자는 55분이라고 주장) 우월아.

그냥 꽃을 보다가 머리에 꽃을 꽂은 생각을 했다.

/서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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