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3당 합당 후 보수 계열 후보 내리 당선
과거 진보 계열 후보들은 표 분산에 번번이 좌절
이번엔 보수 계열 후보 2명, 진보 계열 1명 구도

거제시는 역대 선거에서 보수 후보 강세를 나타냈다. 이번 총선에서는 보수표 갈림을 예고하고 있어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거제는 고 김영삼 대통령 고향으로 과거 선거에서 '야도' 성향을 나타냈다. 거제는 1988년 13대 총선 때부터 단일 선거구로 총선을 치렀다. 이때 김봉조 통일민주당(총재 김영삼) 후보가 65.9%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반성우(29.9%) 민주정의당 후보를 눌렀다. 

거제는 1990년 3당 합당(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이후부터 보수 쪽 투표 성향을 보였다. 1992년 김봉조 민주자유당 후보 당선 이후 8차례 총선에서 보수 계열 후보가 내리 뽑혔다.

한편으로 조선 노동자 중심의 진보 성향 도시색도 있다. 투표 성향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민주개혁진보 세력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 건 '진영 내 표 분산' 영향이 컸다.

2004년 17대 총선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치러졌다. 당시 민주개혁진보 세력이 전국적으로 강세를 보였고, 거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장상훈 열린우리당 후보 33.8%, 나양주 민주노동당 후보 21.8%로 표가 분산되면서, 김기춘 한나라당 후보가 43.5% 득표율로 3선 고지를 밟았다.

2016년 20대 총선 때는 변광용(43.4%)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한표(44.1%) 새누리당 후보에 0.7%p 뒤져 고배를 마셨다. 진보정당 출신 이길종 무소속 후보 득표율 7.3%가 당락을 갈랐다.

이번 22대 총선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보수진영은 단순하지 않은 분위기다. 서일준(58) 국민의힘 현 의원과 김범준(55) 개혁신당 전략기획 부총장이 일정 부분 표를 나눠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총장은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다가 경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배제(컷오프)되자 탈당하고 개혁신당 인재 1호로 입당했다. 김 부총장은 1996년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사무처 공채 1기 출신이다. 김 부총장은 지난 11일 출마 기자회견 때 탈당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30년간 함께한 당에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고, 서 의원을 향해서도 "반드시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 의원은 단수 공천을 받으며 재선 도전에 날개를 다는 듯했지만, 김 부총장 출마라는 달갑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서 의원은 지난 12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보수 표 분산' 관련 질문을 받았다. 서 의원은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만 "(김 부총장이) 공천 배제 후 경선하자고 (요구)했으면 할 텐데 그런 게 없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개혁진보 진영은 변광용(58)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1명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변 예비후보는 거제시장(2018~2022년) 인지도를 강점 삼아 오래전부터 지역을 부지런히 누벼왔다. 변 예비후보는 '윤석열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전략과 구도를 명확히 하고 있다. 

민주당과 민주개혁진보 세력은 거제를 해볼 만한 선거구로 보고 힘을 쏟는 분위기다. 서 의원은 2018년 거제시장 선거 때 변 후보에게 패하고 2020년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했다.

이런 가운데 한화오션 협력사에 근무하는 김수주(62) 씨가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이름을 올려놓았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진 않다.

/남석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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