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청, 서울 등에서 잇따라 설명회 자리 마련
"현대중 임원 개입 정황" 주장하며 관련 자료 공개
올 하반기 예정된 'KDDX 상세설계' 입찰 영향 촉각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 임원 고발' 이후에도 강력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은 '현대중 임원 개입 정황'이라고 주장하며 관련 자료를 직접 공개했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술 유출'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KDDX는 2030년까지 7조 8000억 원을 들여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실전 배치하는 사업이다. KDDX는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단계를 밟는다.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 개념설계 수주에 성공했다. 하지만 현대중이 2020년 기본설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한화오션은 불과 0.0565점 차로 밀렸다.

그런데 이후 현대중 직원이 KDDX 관련 기밀을 유출한 혐의(군사기밀 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고,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구승모 한화오션 국내 법무팀 변호사가 6일 오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HD현대중공업의 'KDDX 기술 유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오션
구승모 한화오션 국내 법무팀 변호사가 6일 오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HD현대중공업의 'KDDX 기술 유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오션

이에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현대중 '입찰 참가 제한 여부'를 심의했는데, 제재 아닌 '행정지도'로 결론 내렸다. 방사청은 '현대중 임원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이에 한화오션은 이달 "현대중 임원 개입 여부를 밝혀 달라"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리고 한화오션은 6일 오전 거제시청에서 'HD현대중공업에 대한 계약심의위 경과 설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화오션은 이 자리에서 현대중업의 임원 개입 정황을 의심할 만하다며 관련 판결문, 재판 증거 목록, 형사 사건 기록 일부를 공개했다.

현대중 직원의 신문 조서가 대표적이다. 군 경찰이 "군사 비밀 자료를 열람하고 동영상을 촬영하여 활용한 것에 대해 상급자들이 다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요"라고 묻자, 현대중 직원은 "예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군 경찰이 "상급자들이 그래서 결재도 한 것 맞지요"라고 묻자, 현대중 직원은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구승모 한화오션 국내 법무팀 변호사는 "형사 판결문을 통해 드러난 현대중 직원들의 범행·방법은 임원 등 경영진 개입 없이는 실행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방위산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범죄 행위를 저지른 현대중 대표나 임원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군 경찰, 그리고 검찰(울산지검)은 과거 수사 때 그 범위를 간부·임원으로 확대하진 않았다. 이에 한화오션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다시 제대로 들여다봐 달라며 고발한 것이다. 구 변호사는 "잘못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후속 조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설명회를 같은 날 오후 경남도청에서 한 번 더 개최했다. 앞서 전날에도 서울에서 서울 언론을 상대로 같은 내용의 자리를 마련했다.

한화오션이 이처럼 초강수 행보를 이어가는 건 KDDX 수주전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 건조' 입찰이 올 하반기 있을 예정이다. 

/남석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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