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도·시의원, 조해진 지지 회견 하려다 당원 저지로 강제 취소
김해을 예비후보들, 중앙당 시위 계속·비대위원장에게 탄원서 제출
국민의힘 총선 공천 과정에서 김해시 을 선거구가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13일 3선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국회의원을 김해 을에 전략공천하자 김해 을 예비후보들은 경선을 촉구하며 이의신청서를 두 번이나 제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는 3주가 지난 5일까지 재심 청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지역당원들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김해 을 예비후보들과 당원 40여 명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5일에도 중앙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날 김진일·박진관·서종길·이상률 예비후보는 중앙당에 재심 결과를 빨리 발표하라고 요구하며, 한동훈 비대위원장 앞으로 탄원서도 냈다.
조 의원이 3주 동안 경선을 촉구하는 예비후보들을 달래지 못한 채 그런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어 김해지역에서는 중앙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예비후보는 조 의원 쪽으로 힘을 싣기도 해 지역 당원 간 의견이 양분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성우 예비후보는 경선을 요구하는 활동을 해오다 나머지 예비후보 4명 행보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날 국민의힘 김해 박병영·이시영 도의원과 시의원들이 조 의원 지지 기자회견을 하려다 못한 일은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회견을 하려다가 오후 3시로 미뤘는데, 김해 을 당원들은 시청 프레스센터 앞에서 저지했다.
당원들은 회견을 하러 온 도의원들을 향해 "박 도의원, (조해진 의원을 지지하는 회견을 하다니) 공천을 그렇게 받고 싶소?"라고 언성을 높이며 "김해 을 예비후보들이 공정 경선을 요구하면서 중앙당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재심 청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시·도의원들이 이런 회견을 지금 하면 되겠느냐. 예의가 아니다"고 질책했다. 이어 "김해가 양분되면 안 된다. 2~3일 후 중앙당 재심 결과가 나오는 걸 기다려보고 회견을 해도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 도의원은 "시·도의원들도 오래 기다렸고 자꾸 시간이 가면 안되는 상황"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서울 중앙당사 앞 시위 중 통화에서 "재심 청구 결과가 기각으로 나오면 단계적으로 대응하고, 절대 조해진 의원이 김해 을에서 승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앙당이 예비후보들 검증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채 타 지역 현역 의원을 김해 을에 전략공천해놓고 예비후보들 목소리를 외면하는 건 정말 나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해진 의원은 지난 2일 김해시 장유지역 부곡동에 전입 신고를 했으며, 16일 오후 2시 선거사무소(금관대로 902) 개소식을 할 예정이다.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