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미얀마 난민과 연대하는 쿠키 모금 공연
"꿈과 희망이 가득한 노래를 부르는 개똥이어린이예술단입니다."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은 지난 18일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미얀마 난민과 어린이에게 공급할 영양 쿠키 생산 모금 공연을 했다. /주성희 기자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은 지난 18일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미얀마 난민과 어린이에게 공급할 영양 쿠키 생산 모금 공연을 했다. /주성희 기자

"꿈과 희망이 가득한 노래를 부르는 개똥이어린이예술단입니다." 

지난 18일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미얀마 난민과 연대하는 쿠키 모금 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의 주인공은 단연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이다. 이들은 공연장에 일찍 도착해 노래 연습을 하고 공연 시작할 때까지 봄눈별 치유음악가, 김유철 시인, 유희원 트럼페터, 재두루미 합창단의 무대를 지켜봤다.

단원들은 자칭타칭 '개똥이'라 불린다. 개똥이들에게 예술단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창녕에 사는 김윤슬(창녕 명덕초교 5) 개똥이는 "자연을 노래하고 자유롭게 노래하는 곳"이라며 "다양한 지역에 가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노래하는 게 좋다"고 했다.

김윤슬 개똥이가 재밌게 다닌 덕분에 올해 3학년에 진학하는 친동생 김윤하 개똥이도 입단한 지 3개월째다. 무대 아래에선 수줍음이 많지만 무대 위에 서면 마이크를 똑바르게 쥐고, 관객을 응시하며 노래한다.

자매 곁에 있던 여소은(대구 동천초교 4) 개똥이는 큰아버지 소개로 예술단을 알고 지난해 입단했다. 여 개똥이는 간지럼을 탄 듯 웃음이 많다. 그는 "토요일마다 창녕에 가는데 1시간은 노래 연습하고 2시간은 다른 개똥이들과 그림을 그리며 놀고, 우포늪에 가서 놀기도 한다"고 했다.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은 지난 18일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미얀마 난민과 어린이에게 공급할 영양 쿠키 생산 모금 공연을 했다. 여소은(대구 동천초교 4) 개똥이가 미얀마에 자유를 뜻하는 세 손가락을 펼친 로고가 찍힌 열쇠고리를 보여주고 있다. /주성희 기자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은 지난 18일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미얀마 난민과 어린이에게 공급할 영양 쿠키 생산 모금 공연을 했다. 여소은(대구 동천초교 4) 개똥이가 미얀마에 자유를 뜻하는 세 손가락을 펼친 로고가 찍힌 열쇠고리를 보여주고 있다. /주성희 기자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은 지난 18일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미얀마 난민과 어린이에게 공급할 영양 쿠키 생산 모금 공연을 했다. 공연 도중 '안아주기' 곡에서 관객들을 안아주고 있는 개똥이들 모습. 어른들은 울고 있다.  /주성희 기자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은 지난 18일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미얀마 난민과 어린이에게 공급할 영양 쿠키 생산 모금 공연을 했다. 공연 도중 '안아주기' 곡에서 관객들을 안아주고 있는 개똥이들 모습. 어른들은 울고 있다.  /주성희 기자

이날 출연자이기도 한 가수 우창수·김은희 부부는 2009년에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을 만들고 2014년에 우포로 이사했다. 부부와 개똥이들은 함께 노래를 만들고 연습하며 시민이 연대하거나 아파하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느 지역에든 가 노래한다.

개똥이들은 미얀마의 자유와 선거, 민주주의를 뜻하는 세 손가락을 펼친 무늬가 찍혀있는 열쇠고리를 목에 걸고 무대에 올랐다. 공연 중 개똥이들은 '안아주기'를 부르며 객석으로 가 공연을 보던 미얀마 사람들, 창원시민들을 안아줬다. 아이들의 따듯한 포응에 대부분 어른인 관객들은 눈물을 흘렸다. 창원에서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활동에 함께하는 한 미얀마인은 "미얀마에 있는 개똥이 또래 자녀들이 생각나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 군사 쿠데타에 저항하는 민주주의 움직임이 일어난 지  3년째다. 쿠데타로 삶터를 잃은 미얀마 시민은 220만 명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태국 매솟에서 시민군과 난민에게 줄 비상식량으로 영양 쿠키를 생산한다. 국내에서 미얀마 난민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해외주민운동연대(KOCO)는 지난해 2월부터 쿠키 생산 후원금을 모아 현지 활동가에게 전달해 왔다.

강인남 KOCO 대표는 이날 공연에 참석해 "미얀마 어린이에게 2024년 4월 꼭 봄이 오길 바라며, 개똥이들과 미얀마 아이들이 만나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노래로써 아이들이 군부로부터 받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의 쿠키 모금 공연은 다음 달 31일에는 울산에서, 8월에는 서울에서 이어갈 예정이다.

/주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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