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건물은 폐허와 같다. 우뚝 솟은 기둥, 화려한 조명을 갖춘 공간에 사람이 없다면 숨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2021년 완공된 창원문화복합타운은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종합터미널 옆에 덩그러니 있다. 2017년 안상수 시장 시절 한류체험공간을 만들겠다고 시작한 사업으로 49층 규모 아파트·오피스텔을 지은 후 분양 수익으로 공연장·뮤지엄·호텔 등을 갖춘 문화복합타운을 지어 창원시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창원SM타운'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건물은 새 운영자를 기다리고 있다. 개관을 못한 잘못을 놓고 사업자와 시가 협약 해지 등 문제로 소송을 벌였기 때문이다. 결국 화해권고로 마무리됐지만, 이후 운영자를 찾는 일은 지연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 상반기 수탁기관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하반기 운영자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전면 계획을 수정해 공모 일정을 12월로 미뤘었다. 새 운영자 찾기는 해를 넘겼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시는 조례 개정부터 시작했다. 공간 운영 목적부터 바꾼 것이 눈에 띈다. 이전에는 케이팝(K-pop)에 한정됐다면, 문화콘텐츠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교육 제공 대상도 케이팝 예술인 지망생이 아닌 시민을 포함한 문화콘텐츠 교육·연수 제공을 할 수 있도록 손을 봤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의 공공성을 높이고자 운영위원회 구성도 확대했다. 건물 외관은 화려하지만 내부는 채워야 할 것이 많다. 필요하다면 리모델링을 통해 공간 디자인도 새롭게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민이 즐겨 찾는 공간, 지역 예술인 접근성이 높은 문화 명소가 되려면 다시 꿰는 단추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반기 어떤 모습으로 개관할지 관심을 놓지 않아야 할 것이다.

/박정연 자치행정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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