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 중도 사퇴자 '익숙한 둥지' 선호
'정치 상징성' 경남도의회도 선택지로
주변 설득에 태도 바꿔 회견한 후보도

22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해 12월부터 출마 선언이 잇따랐다. 소속 정당부터 정치철학, 신념, 공약이 각자 다르듯이 기자회견을 한 장소도 저마다 특색이 있다.

박일호 전 밀양시장에게 시장직 중도 사퇴 선언을 한 시청이 곧 총선 출마 회견장이었다. 대체로 후보들은 선거구 시군청사에서 출마를 선언하는데, 박 전 시장은 둥지를 떠나는 시점이었다. 밀양·의령·함안·창녕 공천을 놓고 국민의힘에서 박 전 시장을 비롯해 박상웅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위 자문위원, 박용호 창원지방검찰청 전 마산지청장, 류진하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학과 특임교수가 경쟁하고 있다.

박춘덕 전 경남도의원도 몸담았던 도의회에서 사퇴 회견과 함께 총선 출마 뜻을 밝혔다. 동료 도의원들이 떠나는 길에 함께했다. 창원 진해 이달곤 국회의원에 맞서 김하용 전 도의회 의장, 박춘덕 도의원, 이성희 고려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이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다.

진보당은 지난해 12월 국회 본청 앞 계단을 단체 출마 선언 장소로 선택했다. 세를 과시하면서 동시에 원내 입성 의지를 밝힌 셈이다. 진보당 출마예정자는 경남 7명을 비롯해 전국 84명이다.

다들 맨 먼저 선거구 시군청사로 향할 때 박봉열 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도의회에서 양산 을 출마 선언을 했다. 지방의원 경험은 없지만 도당 위원장이라는 직함이 있고, 무엇보다 도의회가 경남 정치를 상징하는 장소라고 판단했다. 이처럼 창원 지역구 예비후보 몇몇도 도의회와 창원시청을 놓고 저울질했었다.

실리를 추구하는 후보들도 있다. 여러 자치단체가 묶인 대형 선거구 예비후보들은 맨 앞에 거론되는 지역에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보통인데 다른 곳을 택한 사례다.

사천·남해·하동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제윤경 전 국회의원은 남해·하동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먼저 하고 다음 날 사천에서 했다. 그는 하동 출신이긴 하지만 지역별 언론사 보도 시점이 달라서 남해와 하동이 먼저였고 다른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제 전 의원은 고재성 예비후보와 당내 공천 경쟁을 하고 있다.

사천·남해·하동 국민의힘 정승재 예비후보는 ‘무심형’이다. 애초 기자회견을 검토하지 않았다. 형식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주변 설득에 그는 사천을 시작으로 하동, 남해 순으로 회견을 이어가고 있다. 정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공천 경쟁자는 김장실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 박정열 전 경남도의원, 이철호 남해치과 원장, 조상규 변호사, 최상화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춘추관장 등이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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