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빌로 가는 버스. /박미희 여행가
휴온빌로 가는 버스. /박미희 여행가

2023년 3월 28일

태즈메이니아의 마지막 날인데 비가 오네요. 오늘은 휴온빌이란 곳과 프랭클린이란 곳을 가보려고요.

버스 타는 데까지 20분이면 간다는데 제가 타야 하는 D1 버스 정류장을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분명히 이 부근인데 하며 40분을 헤매다 눈에 띈 D1~! 건너편으로 지나가느라 못 본 거예요. 

길이 우리나라랑 방향도 반대고 큰길이 일방통행이었다 양방통행이었다 하니 참말 헷갈리더라고요. 아무튼, 무사히 차는 탔고 휴온빌로 출발했어요.

 

◇사과의 고장 휴온빌

사과의 고장답게 여기저기 과수원과 사과농장이 많이 보였어요. 50분쯤 걸려서 도착하고 보니 정말 작은 도시예요. 인포메이션에서 휴온빌에 간다 하니 거기만 갈 거느냐며 프랭클린을 추천해 주시던데 이유가 있었군요.

그냥 무작정 걸어가는데 휴온강이란 강이 나오더군요. 휴온빌이 사과의 고장이고 송어가 잡히는 걸로 유명하다던데 그래서 송어 낚시꾼도 많이 보였습니다.

예쁜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다음 버스를 타고 프랭클린으로 갔어요.

휴온빌의 작은 카페. /박미희 여행가
휴온빌의 작은 카페. /박미희 여행가

여긴 평일과 주말, 버스시간표가 달라지더라고요. 아마 평일엔 출퇴근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겠죠. 프랭클린에 도착하니 넓은 강이 반겨 줍니다.

강을 낀 작은 마을 프랭클린. /박미희 여행가
강을 낀 작은 마을 프랭클린. /박미희 여행가

여기도 작은 동네군요. 그래도 풍경은 휴온빌보다 훨씬 낫습니다.

우선 점심을 먹으려고 보니 오래된 것 같은 식당이 보이더라고요. 포도농장도 함께 운영한다고 하네요. 안에는 동네 사람들이 제법 많이 식사를 하고 있었어요. 들어가 보니 이곳이 제법 유서 깊은 곳이더라고요.

예전부터 지나온 역사가 작은 박물관처럼 전시되어 있고 사과사이다대회에서 받은 수많은 상도 벽에 쭉 붙여놨더라고요.

사이다가 원래 사과를 발효시킨 술이라는 걸 아시죠? 그러니까 우리가 마시는 사이다는 진짜 사이다가 아닌 거죠. 음식과 사이다를 주문했어요. 샌드위치는 치즈랑 베티가 어우러져 있고, 사이다도 청량감이 엄청났어요.

비가 와서 그런지 와인이 한잔 더 먹고 싶었어요. 있느냐고 물으니 잔으로 따라 맛을 보여 줬어요. 내가 좋아하는 스파클링 화이트와인. 맛있어서 덜커덕 한 병을 주문했죠. 혼자 마시기는 버거워서 차마 먹지는 못하고 가방에 넣었어요. 아마 바로 집으로 오는 거였으면 우리 딸이랑 마시게 몇 병 사왔을 듯 싶네요.

 

◇피자와 라면의 조합

다음은 프랭클린을 구경했어요.

강변을 따라 걷는데 멋진 요트들도 작품처럼 보이고 풍경도 아름답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 오더라고요.

날씨가 좋진 않았어도 그 나름 운치도 있었어요.

우체국과 함께 운영하는 카페. /박미희 여행가
우체국과 함께 운영하는 카페. /박미희 여행가

그러다 커피를 마시려고 들어간 카페가 재밌어요. 우체국이랑 함께 운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 앞에 단체 손님이 오시는 바람에, 결국 커피는 못 마셨어요. 차 시간이 다 되었고 차에 커피를 들고 탈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취소'요.

이렇게 두 시간 정도 프랭클린에서 보내고 다시 호바트로 돌아왔어요.

간단히 안주를 사 와서 혼자 태즈메이니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

와인은 아주 맛있군요.

그래도 다 마시면 취할 것 같아서 남기고 있었는데 현지가 약속 마치고 오고 있다고 연락이 왔어요.

못 온다더니 너무 잘됐어요~!

가까이에 피자집이 있어서 얼른 가서 피자 하나 주문했죠~!

현지에게 피자와 남은 와인을 주니 맛있다면서 잘 먹으니 제가 더 뿌듯하네요.

라면 한 개도 곁들이고요.

멀리서 힘이 되어 주었던 현지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굵은 빗소리가 들리는 태즈메이니아의 마지막 밤입니다.

/박미희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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