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제1회 초등학력 인정 문해교실 졸업식
평균나이 83세 어르신 13명 생애 첫 졸업장 받아

"버스를 타도 어디를 가는지 몰랐습니다. 읍에 가서도 내 주소를 쓸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읍사무소에 가도 당당합니다. 은행에 가도 직원 도움을 받지 않습니다. 스스로 이름을 적고 금액을 적어 종이를 내기 때문입니다."-문문자(82) 함안 칠원 초등학력인정 문해교실 졸업생

평균 연령 83세인 함안 초등학생 13명이 3년 등교 끝에 생애 첫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함안군은 지난 29일 함안군어울림센터에서 제1회 함안군 초등학력 인정 문해교실 졸업식을 했다.

지난 29일 함안군어울림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함안군 초등학력 인정 문해교실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가족들 축하 속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함안군
지난 29일 함안군어울림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함안군 초등학력 인정 문해교실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가족들 축하 속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함안군

졸업장 전달과 축사, 문해교실 졸업생 대표 소감문 낭독과 3년간 여정을 담은 기념영상 상영 순서로 진행된 졸업식장은 뜨거운 눈물바다가 됐다.

더하기, 빼기, 곱하기, 그리고 전자계산기 사용 방법까지 배웠다는 문문자 할머니는 "마늘 농사지으면서 몇 개 구멍을 내고 몇 개 마늘이 필요한지 계산해 마늘을 심었다"며 "어쩌다 학교 다니는 것을 알게 된 동네 사람들이 '그 나이에 배워서 뭐할 거냐'라는 핀잔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배웠다"고 했다.

가야문해교실 배윤순(88) 할머니는 "나도 이제 선생님이 있고, 반 친구들도 있다는 생각에 학교 가는 날 아침은 진짜로 즐겁고 행복했다"며 "입학한 날이 어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너무나 서운한 마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 관광교육과 관계자는 "학력인정 문해교실 강좌를 열어 어르신들께 배움의 기쁨을 느끼게 해드릴 수 있어 보람차다"며 "앞으로도 학력인정 문해교실을 진행하면서 군민에게 교육 기회를 두루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18세 이상 무학력 비문해자들을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초등학력을 인정받는 '학력인정 문해교실'을 2곳 운영하고 있다.

 /하청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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