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와 경남글쓰기교육연구회가 매년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남어린이글쓰기큰잔치'에 제출된 글 중에 수상작으로 소개되지 않은 작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난로같이 따뜻한 글, 오늘은 아이들 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장래 희망에 대한 글입니다. 합천 가회초등학교 1학년 강희민 어린이 '내 꿈은 대장장이'.

"유튜브에서 대장장이가 나왔다. 칼, 삽, 낫, 호미 등 여러 가지를 만들었다. 나는 대장장이가 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커서 대장장이가 되어 삽이랑 호미랑 많이 만들어서 공짜로 시골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다. 아빠처럼 건축하는 사람들에게 삽이랑 망치를 나눠주고 엄마처럼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호미, 낫을 나누어 주고. 그래서 사람들이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다. 수리검을 만들어서 멀리 날려보고 싶다. 대장장이가 멋져 보여서 내 꿈으로 정했다. 국어 시간에 내 꿈은 대장장이라고 발표하니 선생님이 멋지다고 했다."

강희민 어린이는 혹시 수리검 만드는 게 주 목적인 건 아니겠죠? 이어서 창원한들초등학교 1학년 지민준 어린이 '요리 수업'입니다.

"나는 화요일이 되면 방과 후에 요리 수업을 한다. 나는 요리 수업이 좋다. 요리를 직접 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또 가족들이 내가 만든 음식을 먹으며 맛있다고 칭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화요일이 기다려진다. 내가 최고로 잘 만든 요리는 유니짜장이다. 나는 선생님이 주시는 재료를 받았다. 감자와 당근, 양파, 양배추다. 내가 직접 요리한다고 생각하니 신기했다. 나는 선생님을 따라 재료들을 모두 썰었다. 팔이 좀 아팠지만, 상관없었다. 나는 내 요리를 하고 있으니깐 말이다. 다음에는 선생님과 함께 썰어 놓은 재료를 짜장에 볶았다. 색깔이 똥색으로 변했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다 볶은 다음에 통에 담았다. 집에 가서 가족들과 먹을 것이다. 기분이 좋았다. 가방을 메고 한 손에 유니짜장을 들고 집으로 가는데 고소한 냄새가 따라왔다. 저녁을 먹는 데 엄마가 한 숟가락 드시고는 '맛이 최고네'라고 해서 행복했다. 요리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글에서 유니짜장 냄새가 나는 듯합니다. 아이의 즐거움이 잘 느껴집니다. 다음 글을 읽을 때 저도 모르게 행복해졌는데요. 창원 토월 초등학교 2학년 박도상 어린이의 동시 '다 좋아'입니다.

"집에 있을 때도 좋고/ 밖에 있어도 좋고/ 뭘 먹어도 좋아 엄마랑 같이 있을 때도 좋고/ 아빠랑 같이 목욕탕 가도 좋고 학교에 갈 때도 좋아/ 그리고 제일 좋은 건 바로바로 밖에서 놀 때가 제일 좋아!!"

부모님이 박도상 어린이를 잘 키우신 게 글에서 드러납니다. 이런 글은 어떤가요. 창원 신방초등학교 2학년 이서윤 어린이의 '놓쳐버린 답'입니다.

"수학 시간에 퀴즈를 하면 나는 틀릴까 봐 답을 말하지 못한다. 내가 머뭇거리고 있으면 친구가 답을 말해버린다. '나도 알고 있었는데.' 놓쳐버린 답이 아쉬워서 칠판을 째려본다." 

어릴 때 이런 순간 다들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서윤 어린이가 아쉬웠던 순간을 솔직하게 잘 표현했네요.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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