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와 경남글쓰기교육연구회가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24회 경남어린이글쓰기큰잔치 수상작 중에서 소개되지 않은 작품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난로 같은 아이들 글로 연말을 따뜻하게 보내면 좋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엄마 아빠 이야기 계속 봅니다. 역시 저학년 아이들의 글입니다. 

먼저 엄마 아빠를 분석한 글입니다. 창원 북면초등학교 2학년 서윤하 어린이의 '우리 엄마, 아빠는 정말 다르다'.

"우리 엄마 아빠는 너무 너~ 무 달라요. 우리 엄마는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면 '안돼, 니 돈으로 사!'라고 해요. 게임을 할 때는 '이제 꺼!', '15분 만이야!'라고 해요. 9시가 되면 'TV 꺼, 양치해!'라고 해요. 그런데 우리 아빠는 장난감을 사달라 하면 '그래 골라, 그 정도는 사줄 수 있어~'라고 해요. 게임을 할 때는 '우리 전설 잡을까?', '더 해도 돼~'라고 해요. 심지어 '아빠 나 그만할래'라는 말이 나오기도 해요. 그리고 9시가 되면 '더 봐', '좀 있다가 양치해'라고 해요. 심지어 예전엔 12시까지 TV를 본 적이 있어요.

그리고 이건 우리 엄마한테 비밀인데 아빠는 가끔 우리가 식당에서 심심해하면 유튜브도 보여줘요. 그리고 우리 엄마는 밖에서 생활하는 걸 좋아하고 우리 아빠는 매일매일 소파에 누워서 생활하는 걸 좋아해요. 이유가 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을 많이 해요. 그래서 토, 일은 매일매일 자요.

그리고 엄마는 캠핑을 정~말 좋아하고 아빠는 정~말 싫어해요. 심지어 텐트를 다 치면 텐트 안에 들어가서 바로 꿈나라로 여행을 가요. (너무 심한 거 아녀?) 그리고 엄마는 부지런하지만, 우리 아빠는 정~말 게을러요. 엄마는 항상 일찍 일어나고, 아빠는 점심을 먹을라고 할 때 일어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엄마랑 아빠가 어떻게 되든 영원히 사랑할 거예요. 끝."

글만으로도 이 가족의 분위기가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은 창원 팔룡초등학교 1학년 황인성 어린이의 '가족 운동회'입니다.

"학교에서 다섯째 시간에 가족 운동회를 했다. 가족 운동회는 진짜 가족이 운동회를 하는 게 아니다. 가족 운동회는 친구들이 엄마나 아빠 역할을 하여 운동회를 하는 것이다. 아빠가 경찰인 친구는 경찰 머리띠를 하고, 아빠가 소방관인 친구는 소방관 머리띠를 하였다. 엄마가 간호사인 친구는 간호사 머리띠를 하고 엄마가 미용사일 경우에는 미용사 머리띠를 하였다.

친구들이 엄마인 척, 아빠인 척하는 모습이 참 그럴듯해 보였다. 모두 어른이 된 것 같았다. 나는 아빠가 되었다가 엄마가 되었다가, 할아버지가 되기도 했다. 나는 아빠 역을 할 때 정말로 아빠가 된 것처럼 힘들게 느껴졌다.

아빠는 회사원이신데 아침 일찍 출근하셔서 8시가 다 되어 들어오신다. 얼른 식사하신 후에는 나랑 텔레비전을 서로 보겠다고 싸움을 한다. 결국, 내가 딴 것에 관심이 있을 때 아빠가 리모컨을 가져가셨다. 나는 잠깐 힘이 빠졌지만, 낮에 내가 많이 봤으니깐 저녁엔 아빠가 봐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힘들게 일하시니깐 쉴 시간도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 운동회를 하니 가족 입장이 되어 봐서 좋았다. 엄마 아빠가 가끔 화를 내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다음에도 또 하면 좋겠다."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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