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출연기관이 맡아 운영 시작
정원 16명 가운데 7명 채용에 그쳐

기존 노동자, 정규직 고용 절차 진행
관광재단 "세코 조건 달아 승계 꾀해"
노동자 "경력 모두 인정 안 돼 연봉 깎여"

경남도 출연기관인 경남관광재단이 새해부터 창원컨벤션센터(세코)를 위탁 운영하는데 기존 직원 고용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 세코에서 일해온 노동자들은 채용 과정에서 달라진 조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경남관광재단은 지난 4일 정규직원(경력직) 채용 재공고를 내고 14일까지 원서를 받는다. 일반행정 1명, 전시·컨벤션·마케팅 6명, 재무회계 1명, 디지털마케팅 1명 등 총 9명을 뽑는다. 정원 16명 가운데 7명은 지난달 채용됐다.

창원컨벤션센터 전경.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 전경. /창원시

서울 한국종합전시장을 운영하는 코엑스가 세코 개관 때부터 위탁 운영을 했다. 코엑스 ‘세코사업단’ 소속 16명은 프로젝트 계약직으로 일했다. 1년짜리 비정규직이었지만 매년 자동갱신됐고 계약은 올해 말 끝난다.

관광재단은 공공기관 위탁 운영 절차대로 정규직(경력직)을 뽑고자 지난달 1일 채용공고를 냈다. 총 16명 모집에 7명이 합격했는데 기존 세코사업단 노동자는 4명만 지원했고, 합격했다.

도 관계자는 “위탁사가 변경돼도 고용을 유지하고자 행정안전부 ‘채용비리 방지 및 공정한 정규직 전환을 위한 지침’에 따라 절차를 진행했다”며 “직급별 관련 분야 범위를 전시시설 2000㎡ 이상으로 못박아 사실상 세코사업단 노동자 고용을 승계하고자 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정원을 충족하지 못해 최근 채용 재공고를 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코사업단 노동자 일부는 경력을 모두 인정받지 못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관광재단이 공채로 정규직을 채용하며 경력 일부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18년 넘게 노동자의 운영 비결을 버리면서까지 재단에 위탁하려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컨벤션센터와 마이스산업은 전시회, 국제회의, 콘퍼런스 개최 등 지역경제와 산업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세코산업단 18년 노력을 짓밟아서는 안 된다. 완전한 고용승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와 경남관광재단은 지난달 스페인에셔 열린 마이스(MICE) 전문 전시회에 참가해 경남의 관광.마이스(MICE)를 홍보했다. /경남도
경남도와 경남관광재단은 지난달 스페인에셔 열린 마이스(MICE) 전문 전시회에 참가해 경남의 관광.마이스(MICE)를 홍보했다. /경남도

관광재단 측은 경력직 채용 때 경력 인정·호봉 산정은 내부 규정에 따른다고 해명했다. 관광재단 관계자는 “내년부터 당장 운영을 시작하려면 채용이 시급하지만, 규정대로 해야 한다”며 “이달 모든 절차를 끝내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2020년 관광재단이 출범할 때부터 세코에 회의·관광·컨벤션·전시하는 마이스(MICE) 기능을 강화하고자 위탁 운영을 준비했다. 관광재단은 내년부터 주관 전시회를 확대하고 도 역점사업과 연계한 국제회의 등을 유치해 세코 공공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코 가동률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할 방침이다. 2020년 전시장 가동률은 27%, 회의실 가동률 28%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실적이었다. 지난해부터 전시장과 회의실 가동률은 40~50%대를 보이고 있다.

관광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전시장 가동률 72%, 회의실 가동률 61%였다”며 “우주항공포럼, 박람회, 남해안 관광과 연계한 콘퍼런스 등 경남 맞춤형 기획으로 가동률을 점차 높이겠다”고 말했다.

도와 창원시는 국비·지방비를 들여 2005년 세코를 개관했다. 매년 운영비 70억 원이 쓰인다. 내년부터 도와 창원시가 절반씩 부담한다.

/이미지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