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정비 목적으로 확장 계획 승인 후 사업 지지부진
2024년 12월 31일로 두 번째 사업기간 연장, 불신 확산

도심 속 흉물로 민원이 끊이질 않는 양산시 덕계동 건설폐기물 사업장이 또다시 사업기간을 1년 연장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양산시는 '도시계획시설사업 웅상지구 폐기물처리시설 조성사업 실시계획(변경)인가를 위한 열람 공고'를 7일 고시하고 14일 동안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주요 내용은 오는 31일 준공 예정이었던 사업기간을 2024년 12월 31일로 연장하는 것이다. 사업시행자는 이미 한 차례 사업기간을 1년 연장한 바 있다. 

덕계동 232-3번지 일원에 민간 건설폐기물 전문처리업체에서 운영하는 사업장은 2002년 4만 985㎡ 규모로 처음 허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6·2009년 두 차례 도시계획변경으로 사업장을 확장하고 2020년 또다시 1만 2019㎡를 늘려 현재 처음 허가받았을 때보다 3배 이상 규모가 늘어난 14만 6571㎡를 사업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20여 년간 세 차례 확장을 거듭하는 동안 이곳에는 폐기물을 처리한 순환토사가 40여m 높이로 마치 산처럼 쌓여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환경오염, 안전사고 우려마저 나오는 등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양산시 덕계동 건설폐기물 사업장이 정비사업을 핑계로 세 번째 확장을 하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사업기간 연장을 반복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현희 기자  

문제는 세 번째 확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시행자가 '확장'이 아니라 '정비'라는 취지로 주민을 설득한 것이다. 기존 폐기물 더미 높이를 15∼20m가량 낮추고 도심 방면에 완만하게 축대벽으로 단을 쌓아올릴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곳에 녹지를 조성해 도시 미관을 개선하겠다며 도시계획변경을 추진했지만 정작 약속한 정비사업은 제때 마무리하지 않고 사업기간 연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사업시행자는 앞서 사업기간을 연장했을 때와 같이 건설경기 악화로 자재 수급이 어려워지고 정비사업 과정에서 나온 폐모래를 처리할 사토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시 역시 사업시행자에게 공정계획 등을 제출받아 이른 시일 안에 녹화사업을 마무리하고 도시미관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며 한 차례 연장을 승인해줬지만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온라인커뮤니티인 '웅상이야기'에서도 '답답하다', '속 상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내년에도 이 시점에 1년 연장할 수도 있겠다'라며 반복되는 사업기간 연장에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웅상이야기'에서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 의견을 수렴해 열람기간 내 제출할 예정이다. 

/이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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