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 본회의에서 처리 민주당에 당부
항우연 원장 "우주청 R&D 수행 반대 안 해"
천문연·항우연 우주항공청 직속기관화 등
법안 처리 여러 쟁점 해소됐다고 판단한 듯

박완수 경남지사 내달 1일 국회 찾아 압박 강화
1인 시위, 기자회견, 의원 면담 등 일정 조율 중
박동식 사천시장 내달 2일 국회서 '2차 1인 시위'

경남도와 국민의힘이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우주항공청 특별법) 내달 국회 통과에 총력 태세를 보여 성과를 낼지 관심을 끈다.

국민의힘은 내달 9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 협조를 요청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30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우주항공청 특별법,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등 시급한 법안들이 있는데 국정감사 때문에 3주 정도 처리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빨리 여야가 만나서 11월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는 법안은 처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쟁점이었던 연구·개발 기능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우주항공청 특별법 단일안을 안건조정위원회서 도출하려 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우주항공청에 연구·개발(R&D) 기능을 부여할 것인지를 두고 견해차를 보여서다. 국민의힘은 국가우주항공정책 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에 R&D 기능이 없으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견해인데 반해 민주당은 항공우주연구원·한국천문연구원과 노동조합 의견을 반영해 기존 R&D 기관 ‘옥상옥’ 역할을 하게 된다며 반대 뜻을 보였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건조정위 논의 과정에서 항우연과 천문연은 자신들을 아예 우주항공청 직속으로 둬 달라고 제안했었다. 방위사업청 산하에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두는 것과 같은 형태다.

애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반대 뜻을 보이다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우주항공청이 설립되면 두 연구기관을 ‘직속기관’으로 두는 것을 가장 먼저 검토하겠다고 선회했다. 아울러 항우연은 우주항공청에 R&D 기능을 두는 데 지지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에 협조 요청 = 국민의힘과 경남도는 이에 우주항공청 특별법 처리를 가로막는 쟁점이 거의 해소됐다고 판단한다. 지난 25일 신대호 경남도 서부본부장과 이영일 정책특보는 각각 항우연과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특별법 조속한 통과에 협조를 구했다. 박완수 도지사는 경남도 투자유치설명회가 열린 지난 26일 서울 일정을 마다하고 항우연 원장, 노조지부장 등과 소통하면서 우주항공청 설립에 간절한 경남도와 도민 의견을 전하고,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천문연 역할 분담 등을 논의했다.

도 관계자는 “26일 소통에서 항우연·천문연 우주항공청 직속기관화를 ‘설립 후 검토 대상’이 아니라 ‘법안에 명시’하는 데 경남도가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를 설득해나가고 항우연 등과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우주항공 국제협력 경남대표단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나사(NASA)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했다. /경남도<br>
우주항공 국제협력 경남대표단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나사(NASA)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했다. /경남도

국민의힘이 내달 9일 본회의 처리 의지를 밝힌 건 이를 바탕으로 법안 처리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법안이 본회의에 오르기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당장 과방위 1소위원회(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우주항공청 R&D 기능 부여, 항우연·천문연 직속기관화를 비롯해 안건조정위에서 합의하지 못한 부분을 논의해야 한다. 소위에서 단일안이 만들어지더라도 전체회의와 행정안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내달 9일 본회의 안건으로 오를 수 있다. 9일 본회의 상정도 여당 측 바람일 뿐 실제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

◇전방위 국회 압박 = 경남도는 이에 국회 특별법 논의를 촉진할 압박 행동에 나선다. 박 지사는 내달 1일 국회 방문을 예고했다. 이날 우주항공청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는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 아울러 여야 원내대표를 비롯한 고위 당직자, 과방위 위원 등과 면담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박 지사는 지난 23일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필요하면 국회 앞 1인 시위라도 하고픈 심정”이라고 말했었다. 일각에서는 박 지사와 경남 국회의원들이 번갈아가며 국회 앞 천막농성이라도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동식 사천시장이 23일 국회 앞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천시
박동식 사천시장이 지난 23일 국회 앞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천시

박동식 사천시장은 지난 23일에 이어 내달 2일 다시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 지역균형발전과 사천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우주항공청 특별법 처리에 온 시민 관심이 집중돼 있어 시장으로서 그 열망을 중앙 정치권에 표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내달 2일 2차 1인 시위를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써 특별법이 하루빨리 통과하도록 압박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천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