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조사 결과 민간 소비지출 하락세
세수 부족 지방 전가 말고 추경 편성을

여러모로 경제 사정이 안 좋다. 그렇다고 곧 좋아질 것 같다는 기대를 품기도 사정이 여의찮아 보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모든 수치가 전달보다 나빠졌다.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8.1로 전월 대비 1.6포인트(p)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CSI 중 현재생활형편 및 생활형편전망이 각각 1p, 2p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은 전월 대비 1p 하락하고 소비지출전망은 1p 상승했다. 특히 소비지출전망은 113으로 100을 넘겨 장기평균보다 상황이 나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현재 경기판단 2p, 향후 경기전망 4p 하락했고 현재 가계저축 2p, 가계저축전망 1p 하락했다.

특히 CCSI와 CSI 모두 지난 7~8월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하고 있어 추세가 반전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 지수는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경제상황평가(2023.10월)>에서도 예견됐다.

보고서는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나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완만한 성장세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년 성장률은 지난 9월 전망수준(1.4%)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근원물가 오름세가 낮아지면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나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상방리스크가 다소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로 수렴하는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이런 조사에도 민간 소비 지출은 비교적 건강하다는 보고도 있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18일 <정부지출 감소가 경제위기의 진앙지>라는 보고서를 내고 "2008년에는 민간소비, 민간투자 감소가 소비, 투자, 수출 동시 감소라는 트리플 위기"였다며 "15년 만인 2023년 2분기에 찾아온 트리플 위기는 정부소비, 정부투자 감소 탓에 발생한 정부발 위기"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2008년에는 민간소비(-3.8%)와 민간투자(-4.9%) 감소를 정부소비(2.8%), 정부지출(1.6%) 증대로 대응했다"며 "2분기 트리플 위기는 정부소비(-2.1%)와 정부투자(-1.3%) 감소에 기인했다"고 짚었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끝내 추경 계획 없이 세수 감소를 온갖 꼼수와 지방 정부에 전가하면서 넘어가려 한다. 추경 없이 예산을 변경하는 것은 국회의 예산심의권마저 무시하는 처사다.

매번 하는 얘기지만 정부가 추경을 통해 세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와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

/정성인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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