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열리지만 독립된 사무국 없어
짧은 준비기간 탓 지역성 담기 어려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조각이라는 장르로서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지금도 유일한 비엔날레다.

2010년 8월 당시 마산시 추산동 마산시립문신미술관에서 열린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이 그 시작이다. 이 심포지엄은 크게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하나는 우리나라 근현대 시기 조각가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한 조각가 문신의 예술적 성과를 확인하고, 그를 지역 브랜드로 육성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문신의 예술이 피어난 추산공원을 국제적인 조각공원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12년 9월 '창원조각비엔날레'란 이름을 단 첫 행사가 창원시 마산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 돝섬에서 열렸다.

애초 심포지엄은 마산시, 창원시, 진해시가 합쳐 통합 창원시가 되기 전 기획하고 준비한 것이라 목표가 마산 추산공원을 조각 공원으로 만드는 거였다. 이것이 통합 이후 '창원시 조각 공원 프로젝트'로 확대된다. 지금까지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들은 도심 조각 공원 조성이라는 창원시 기조와 현대 미술 흐름을 보여주는 비엔날레 본연의 취지 그리고 지역성을 담고, 지역민이 참여한다는 당위 사이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고 행사를 준비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짧은 준비 기간은 늘 지적되는 부분이다. 비엔날레가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행사라면 행사가 열리지 않는 1년은 다음 행사를 위한 연구를 해야 하는 기간이다. 그러려면 사무국이 2년 내내 유지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비엔날레가 열리기 1년 전에야 총감독이 임명된다. 이때부터 부랴부랴 지난 비엔날레 내용을 공부하고, 지역 분위기를 파악하는 등 주제를 정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는 셈이다. 게다가 창원시, 창원문화재단, 추진위 등 크고 작게 비엔날레를 움직이는 사공이 많은 상황에서 항상 어중간한 접점을 찾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만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매번 행사 1년 전인 9월에야 총감독이 선정되고, 그해 11월 바로 비엔날레 주제를 담은 프롤로그전을 여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대로 된 비엔날레라면 초대 작가들이 창원에서 저마다 시간을 보내며 적당한 장소를 찾고, 아이디어를 구상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지역 역사는 물론 현재를 보여주는 각종 논란과 현상까지 '창원이라는 지역성'을 총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 지역성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하는 문제는 늘 어렵다. 창원은 마산, 진해, 창원 서로 색깔이 전혀 다른 3개 도시가 '정치적 함의'로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창원조각비엔날레가 그동안 좌충우돌하면서도 미미하게나마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믿는다. 덧붙이면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추상 조각으로 주제를 더 좁혀가면 어떨지 싶다. 창원을 대표하는 두 조각가 김종영과 문신이 모두 추상 조각가인 까닭이다.

/이서후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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