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픽션 = 2013년 '심훈문학상'을 수상하고, 2014년 계간 <아시아>에 수상작 '달콤한 픽션'을 발표하며 등단한 최지애의 첫 소설집.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다 같이 벌 받는 기분이 드는 것, 가족이 아프다는 건 그런 거였다. 하지만 엄마 말이 맞았다. 아버지가 몇 년 새 거동을 못하고 음식을 먹지 못하고 그리하여 결국 요양원에 가거나 피할 수 없는 마지막을 맞이하는 건 나만 겪는 일이 아니었다. 첫 책을 세상에 내놓는 이제 막 나는 고르게 안쓰럽고 짠한 게 누군가의 인생이라는 것쯤을 알았다. 그러니 아직 갈 길이 멀 수밖에. (중략) 지금에서야 조금은 그 희망에 가까워지는 소설을 쓰는 인생을 살고 싶어졌다." 304쪽. 걷는사람. 1만 6000원. 

◇라스트 젤리 샷 = 올해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차지한 '떠오르는 신예' 청예 작가의 장편소설. 인봇(인간과 흡사하거나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로봇) 삼남매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사회화 훈련을 위해 각각의 가정으로 파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예술은 노동임에도 종사자들이 인봇을 썩 원하지 않기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었다. 초지능은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창작만큼은 기계로 대체 당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의 욕구가 점철돼 있었다." 308쪽. 허블. 1만 6800원.

◇사려니 숲의 휘파람새 = 등단 이후 꾸준히 현대인의 모순된 심리와 사람 사이의 관계를 탐색해온 장미영 작가의 첫 소설집. 일곱 편의 작품을 통해 관계에서 오는 혼란과 변화를 겪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묘사한다. "운명은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운명을 말해 줄 이유도 없다. 운명이 아니라, 그저 앞날을 미리 보고 싶은 거라면 그 역시 별 의미가 없다. 상황에 따라, 의미에 따라, 인간의 미래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니까. 우리는 다양한 해석의 세계를 통해 용기, 희망, 치유의 기쁨을 얻고 싶어 한다. 어떤 길이, 또 다른 길이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272쪽. 산지니. 1만 7000원.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 <안녕, 끌로이>로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이강 작가의 첫 소설집. 9편의 단편을 통해 관습처럼 이야기하는 '믿음'의 실체를 파헤친다. "내 마음은 변화를 갈구하는 만큼 변화에 저항했다. 부장을 참을 수 없어 하면서도 10년째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고, 늘 자책하면서도 여전히 습관처럼 공과금 연체료를 내며, 하물며 전 남자친구와는 그만 만날 결심을 하면서 몇 년을 더 만나지 않았던가. 어쩌면 변화에 대한 저항이야말로 지금의 삶을 지탱하는 힘인지도 모르겠다." 296쪽. 고유서가.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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