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주택가 + 카페·식당 ·문화공간
찬찬히 돌아볼만한 도심 명소 변신
대표격인 가로수길, 귀산 해안도로
도계동 도리단길과 소답동 소리단길
진해 속천항 성산 사파동 등도 주목

창원은 사실 아기자기하게 재밌는 곳이다. 경남에서 유일하게 순수 예술대학이 있는 곳인 만큼 문화 예술 감각을 지닌 젊은이들이 계속 배출된다. 지금도 도심 곳곳에서 저마다 문화를 일구는 이들이 많다. 도시 문화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이런 이들이 계속 창원에 머물며 저마다 개성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핵심은 이들 사이의 연결이다.

경남도민일보가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와 창원 문화지도를 그려 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즘 문화생활에서 단순히 구경꾼이나 관객이 아닌 직접 참여해 자기 실현과 만족감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다. 작은 독서 모임이나 글쓰기 모임이 끊임없이 열리는 이유다. 창원 문화지도는 창원 곳곳에 흩어진 다양한 공간과 이 공간을 공유하는 소규모 공동체를 찾아 이들 사이에 연결성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이렇게 연결된 공간과 공동체들이 바로 도시의 문화 자산이 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생활 주변에서 다양한 공간, 다양한 방식, 다양한 활동으로 문화와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창원은 재밌다. 아직 우리가 제대로 발견하고 연결해 내지 못했을 뿐이다. 문화지도 역시 새로운 발견과 연결을 통해 계속 확대되고 오밀조밀해져야 한다.

 

창원 문화지도는 창원에서 요즘 주목받는 골목과 거리 이야기로 시작한다.

창원시는 2010년 마산시, 진해시, 창원시가 통합하면서 생긴 거대 도시다. 마산에는 이미 오래되고 정감 있는 골목들이 많다. 진해 지역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근대 도시로, 도심 거리 전체가 특색이 있다. 성산구와 의창구를 포함하는 창원 지역은 제조업 중심 계획도시로 시작해 도시 초기에는 삭막한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도시를 조성한 지 40년이 지난 지금은 주택가를 중심으로 풍경이 무르익어 호젓하게 돌아다닐 만한 곳이 많다.

요즘 창원 하면 바로 생각나는 활기찬 거리는 가로수길과 귀산 해안도로다.

가로수길, 귀산 해안도로 

가로수길은 성산구 용지동행정복센터 앞 도로 '외동반림로 248번길'을 따라 형성된 카페거리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들이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 있는 모습은 이제 창원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다. 10여 년 전에 경남도지사 관사 앞으로 카페 몇 곳이 들어서기 시작해서 지금은 가로수길 전체가 카페로 가득하다. 외지인들이 보기에도 커다란 메타세쿼이아 아래 저마다 다양한 카페의 조합은 꽤 이국적이다. 요즘에는 가로수길뿐 아니라 그 뒷골목, 그리고 가로수길 끝(남산교회 쪽)에서 다시 수직으로 뻗어 내려간 도로를 세로수길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곳들로 확장되어 예쁜 카페와 아기자기한 식당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귀산 해안도로는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 해안도로를 따라 카페거리가 길게 형성됐다. 도심과 가까우면서 마창대교를 걸친 시원한 바다 풍경과 마주하고 있어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원래는 조금 외진 횟집 거리였는데, 마창대교가 생기면서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대형 카페들이 들어서며 엄청난 변화를 이룬 곳이다.

창원 도심 주택가에도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들어서면서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는 곳들이 생겼다. 

도계동, 도리단길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원이대로 주변 주택가는 일명 '도리단길'로 불린다. 5~6년 전부터 이 동네에 카페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구석구석 주택이나 작은 창고 등을 고쳐 만든 카페나 식당이 많다. 기술은 있고, 돈이 부족한 젊은 친구들이 평수는 좀 작아도 임차료가 저렴한 곳을 찾다가 도계동 주택가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게 시작이었다. 개성 강한 다양한 카페가 하나둘 생기다 보니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젊은 사람들이 모이니 감각적인 식당, 공방, 술집 같은 곳도 들어서면서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카페나 식당이 어느 한 길가에 모여 있지는 않아서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맘에 드는 곳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이제는 임차료가 올라 부담을 느낀 입주 초기 공간들이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싸기에 새로 문을 여는 공간들은 계속 있다.

5~6년 전부터 젊은 카페들이 들어서며 명소가 된 창원 도계동 도리단길.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해 여전히 새로운 공간들이 들어선다. /이서후 기자
5~6년 전부터 젊은 카페들이 들어서며 명소가 된 창원 도계동 도리단길.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해 여전히 새로운 공간들이 들어선다. /이서후 기자
5~6년 전부터 젊은 카페들이 들어서며 명소가 된 창원 도계동 도리단길.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해 여전히 새로운 공간들이 들어선다. /이서후 기자
5~6년 전부터 젊은 카페들이 들어서며 명소가 된 창원 도계동 도리단길.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해 여전히 새로운 공간들이 들어선다. /이서후 기자


소답동, 소리단길

의창구 소답동 일대를 이르는 '소리단길'은 최근에 주목받는 곳이다. 소답동은 창원읍성이 있고, 관아가 있던 옛 창원의 중심이었다. 소답동 변화의 중심에는 강동완 ㈜디벨로펀 대표가 있다. 그는 소답동에 한옥 카페 오우가나 한옥 레스토랑 박말순을 포함해 포시즌스풀, 금성여인숙, 빈집, 남문떡볶이, 우피 같은 공간을 잇달아 만들며 소답동을 새로운 명소로 만들었다. 오래되고 낡은 곳들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서 공간을 꾸몄기에 느낌 좋은 곳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강 대표 공간 말고도 붕어빵을 구워주는 동네책방 겸 카페 묘책, 세계적인 요리학교 프랑스 르코르동 블뢰 출신 세프가 운영하는 디저트 카페 하이디, 음악감상실 뮤직 파라디소, 독일 유학파 작가가 만든 갤러리 이목과 스페이스 목 같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공간들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요즘에는 한국관광공사 제14회 관광벤처 공모전 골목투어(지역축제) 선정 사업으로 '소리단길 골목투어'를 진행하며 지역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창원 소답동 일대 새로 생긴 공간들. 소답동이라 이 주변을 소리단길이라 부른다. /이서후 기자
최근 주목받는 창원 소답동 일대 새로 생긴 공간들. 소답동이라 이 주변을 소리단길이라 부른다. /이서후 기자
최근 주목받는 창원 소답동 일대 새로 생긴 공간들. 소답동이라 이 주변을 소리단길이라 부른다. /이서후 기자
최근 주목받는 창원 소답동 일대 새로 생긴 공간들. 소답동이라 이 주변을 소리단길이라 부른다. /이서후 기자
최근 주목받는 창원 소답동 일대 새로 생긴 공간들. 소답동이라 이 주변을 소리단길이라 부른다. /이서후 기자
최근 주목받는 창원 소답동 일대 새로 생긴 공간들. 소답동이라 이 주변을 소리단길이라 부른다. /이서후 기자

 

속천항, 속리단길

진해에서는 속천항 주변 동네가 주목받고 있다. 일명 속리단길이라 불린다. 진해루가 있는 진해만 주변은 원래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진해루 쪽 해안이 아닌 속천항 지나 진해수협 쪽에 있는 대죽동, 안곡동 오래된 주택가에 카페와 식당이 제법 많이 생겼다. 같은 진해만을 바라보지만, 진해루에서와는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동네 자체가 원래 아기자기한 느낌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바다 풍경이 좋은 곳에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서고 그 옆으로 또 몇몇 카페가 들어서고 하더니 지금은 저 동네 구석까지 작은 식당이나 카페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명소가 됐다.

요즘 주목받는 진해 속천항 주변 속리단길. /이서후 기자  
요즘 주목받는 진해 속리단길 중 안곡동 거리. 바다를 앞에 둔 오래된 주택가에 카페와 식당이 많이 생겼다. /이서후 기자 

이 외에 창원지방법원과 창원지방검찰청이 있는 성산구 사파동 주택가로도 카페나 갤러리, 복합공간들이 생기면서 골목이 활성화할 움직임이 있고, 마산합포구 오동동 오랜 골목 상권 중 마산오동북 5길 주변으로도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빵집이나 바, 식당이 들어서 나름의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서후 기자 

*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와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가 함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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