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 = 시인이자 소설가이면서 정치·사회·문화 비평을 하는 이응준 작가의 산문집.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문학잡지 <릿터>에서 '이응준의 서든 플롯'이란 제목으로 연재한 글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민음사 블로그 '수필인간'에 올린 글을 중심으로 묶은 책이다. "마음을 강하게 갖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평소 고난에 노출되어 있어야 근본이 강해진다. 그리고 좋은 게 얼마나 좋은 건지 알게 된다. 인간은 '하는 것'으로 혁명을 이루지만, '안 하는 것'으로 구원받는다." 352쪽. 민음사. 1만 8000원.

◇시골살이, 모든 삶이 기적인 것처럼 = 통영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살다가 함양으로 귀촌한 작가가 쓰고 그린 안락한 귀농, 귀촌 생활을 위한 안내서. 귀촌하기 전 배워보면 좋을 귀농 교육 정보와 집터 마련하기, 집 짓는 업체 선정하기, 시골살이에 알맞은 집 크기, 농사짓는 방법과 작업 요령, 시골 생활에 좋을 취미와 건강 관리 방법 등 경험에서 나온 현실 조언과 정보가 담겼다. "인생을 사는 방법은 딱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적이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인 것처럼 사는 것입니다. 시골에선 모든 것이 기적인 것처럼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 살고 있습니다." 박중기 지음. 276쪽. 소동. 1만 7000원.

◇장애시민 불복종 = 지체장애인이자 인권 활동가, 소수자 정책 연구자로서 새로운 장애 운동 가능성을 보여준 활동가 변재원이 500여 일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정책국장으로 활동한 이야기를 쓴 책. "돈키호테가 풍차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듯, 그는 계단을 보면 계단으로 향했고, 계단이라는 괴물을 무찌르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기를 꿈꿨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계단과 문턱에 대드는 활동에 그토록 진심을 다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한테 계단은요, 마치 삶과 죽음의 경계선 같은 거예요, 그건." 308쪽. 창비. 1만 8000원. 

◇여름에게 부친 여름 = 2018년 <문예바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호석 시인의 첫 시집. "반성하는 마음으로 삼십 대를 편집자로 살아냈으나/ 나의 인생은 수정되지 않았고, 자꾸만 오탈자가 목에 걸렸다/ 읽히는 삶을 궁극으로 두었으나 나는 읽는 사람에 가까웠고/ 쓰는 일은 사치가 아니면 노역과도 같아 (중략) 소나무재선충처럼 퍼진 출판계의 고질적 증상은/ 노동자를 대신해 독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차라리 간서치가 되어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나는 늘 마지막 페이지가 궁금하여 책을 덮지 못하고 있다" ('어느 편집자의 마지막 페이지' 중에서) 140쪽. 걷는사람.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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