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소답동에 ‘갤러리 이목’ 개관
한국화 그리는 강혜지 작가
‘나의 평안안 밤이 당신에게도 ’ 주제 개인전

강혜지(28) 작가의 한국화 작품을 보니 어딘가 고흐가 그린 밤 풍경을 닮았다. 밤공기의 미묘한 흐름을 표현한 부분 때문이다.

강 작가는 '밤'을 그리는 작가다. 따뜻한 빛 한 줄기 없는 어두운 밤이지만 무섭지도, 우울하지도 않은 호젓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강 작가는 18일부터 30일까지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 의안로28번길 12번지 2층에 새로 생긴 갤러리 이목(GALLERY iiMOK)에서 '나의 평안한 밤이 당신에게도'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창원 갤러리 이목에 전시 중인 강혜지 한국화가의 밤 연작. /이서후 기자
창원 갤러리 이목에 전시 중인 강혜지 한국화가의 ’푸른 밤’ 연작. /이서후 기자

그의 작품을 본 건 2018년 창동예술촌 첫 개인전 이후 5년 만이다. 그동안 개인전과 단체전을 이어오며 끊임없는 세세한 붓질로 형태를 잡아가는 작업 방식에는 변화가 없었다. 다만, 그의 작품 속 밤의 밀도가 더욱 높아졌다.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자신이 왜 밤 그림을 그리게 됐는지 계속 생각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한국화 특유의 재료와 기법을 연구하면서 시작했다. 반복적인 붓질은 그의 성격과도 잘 맞았다. 마치 수행하는 기분으로 밤을 쌓아가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이번 전시 작품에는 그의 편안한 이 기분이 잘 담겼다.

강 작가의 작품들은 화이트 큐브(흰색 벽으로 둘러싸인 전시장)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갤러리 공간을 만나 깊이를 더하고 있다. 벽은 물론 천장과 바닥까지 밝게 칠했고, 핀 조명 대신 엘이디 라인 조명으로 천장을 둘러 하얀 공간을 더욱 하얗게 빛나도록 했다. 이 공간 안에 들어선 밤 풍경이 도드라지는 이유다.

갤러리 이목은 창원에서 활동하는 서양화가인 김성훈 작가가 새로 만든 전시 공간이다. 김 작가는 독일 뉘른베르크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창원으로 돌아온 후 개인 작업을 하면서 갤러리 이목과 같은 건물 지하에 '스페이스 목'이란 갤러리를 운영했다. 그는 건물 2층에 갤러리 이목을 새로 열며, 기존 스페이스 목은 대안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강혜지 작가 전시는 매일 낮 12시에서 오후 6시까지 볼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오는 25일 오후 6시 30분에 작가와 만남 행사가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강혜지 작가 인스타그램(@geurim_hyeji)이나 갤러리 이목 인스타그램(@gallery__iimok)을 참고하면 된다.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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