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청 배구, 사천시청 농구 실업 최강자 총출동
조기축구 창원선발, 거제시민축구단 꺾는 이변도
쌍둥이, 형제, 부부도 출전 … "대회 참가자 모두 MVP"

통영에서 열리는 제62회 경남도민체전이 12일 폐막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만 2004명의 선수단이 각자 시·군의 명예를 걸고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체급이 다른 ‘다윗과 골리앗’이 한 무대에 서고, 쌍둥이, 형제, 부부가 함께 출전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도 곳곳에서 연출됐다.

11일 열린 제62회 경남도민체전 여자일반부 배구 양산시청과 창원선발의 경기 모습. /김구연 기자
11일 열린 제62회 경남도민체전 여자일반부 배구 양산시청과 창원선발의 경기 모습. /김구연 기자

골리앗은 강호 엘리트팀이다. 여자일반부 양산시청 배구, 사천시청 농구, 남자일반부 탁구 산청군청 등은 도내에 유일한 실업팀으로 한마디로 경남에선 적수가 없다. 더구나 경남을 넘어 전국에서도 내로라하는 팀이다.

시부 여자일반부 농구는 단 3개 팀만 출전했다. 대진운이 좋은 진주 선발팀은 한 경기도 하지 않고 결승에 진출했고, 사천시청은 창원시농구협회를 51-35로 가볍게 제압했다. 사천시청은 결승에서도 손쉬운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양산시청 배구도 예선부터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경기력으로 대회 12연패를 완성했다.

이렇듯 실업팀이 몸풀기용 도민체전에 참가하는 이유는 지자체의 예산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실업팀을 보유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전국 최강 실업팀이 아마추어팀과 대결하는 걸 좋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지만 지자체에선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지역의 명예가 걸린 도민체전 참가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최강 실업팀과 맞대결하는 걸 두고 ‘언제 한 번 붙어보겠느냐. 영광이라’는 쪽과 ‘대등한 경기를 위해 참가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도 있다.

드물긴 하지만 간간이 아마추어팀이 실업팀을 이기는 이변도 연출된다.

10일 오전 11시 통영 산양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축구 남자일반부 시부 예선전에서는 조기 축구회원으로 꾸려진 창원 선발팀이 K4리그 소속 거제시민축구단을 2-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10일 열린 제62회 경남도민체전 남자일반부 축구 창원선발과 거제시민축구단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볼 경합을 하고 있다. /주찬우 기자
10일 열린 제62회 경남도민체전 남자일반부 축구 창원선발과 거제시민축구단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볼 경합을 하고 있다. /주찬우 기자

애초 지난 대회 우승팀인 거제시민축구단의 일방적인 우위가 점쳐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창원이 승리했다.

알고 보니 거제시민축구단은 이날 오후 5시 공교롭게도 평택시티FC와 K4리그 홈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6시간 만에 두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 속에 거제는 리그 경기에 집중하기로 하고, 주전 멤버들은 도민체전에 뛰지 않았다. 창원 선발은 전원이 선수 출신으로 조기축구를 꾸준히 하며 몸을 관리해온 터라 실력이 뒤지지 않았고, 결국 이변을 연출했다.

도민체전에서 탈락한 거제는 이날 오후 열린 리그 경기에서 평택을 상대로 분풀이에 성공하며 2-0으로 승리했다.

가족끼리 함께 도민체전 유니폼을 입은 사례도 있다.

탁구 여자일반부 시부에는 사천시 소속의 임예나·임예슬 쌍둥이 자매가 나란히 출전했고, 테니스 남자일반부 경기에는 양산시 최환영·최환용 형제가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또, 함양군 유도 선수단에는 김동화·변유리 부부가 함께 도복을 입고 출전했다.

김오영 경남체육회장은 “실력을 떠나 지역 대표라는 자부심을 안고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MVP”라며 “도민체전은 도민화합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회인 만큼 다양한 체육인들의 참여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주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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