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회견·성명 발표
한화오션, 임원 임금·퇴직금 상향, 경영 책임 불문키로
"지회 집행부 손배소 취하는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해"
민변 "진정한 경영정상화 원하면 손배 취하·교섭해야"
지회 "원청-하청노조 교섭 시대적 요구" 성실 교섭 촉구

한화그룹이 23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대우조선이 지난해 파업을 한 하청노동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향방도 관심을 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조선하청지회)와 소송 당한 노조 집행부 5명, 법률 대리인단은 대우조선을 인수한 ‘한화오션(Hanwha Ocean)’이 소송을 취하하고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6월 2일~7월 22일 조선하청지회가 벌인 파업으로 피해를 봤다며 노조 집행부 5명을 상대로 470억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조선하청지회가 2021년 4월 조선소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어 소음을 일으키는 등 작업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조선하청지회와 노조 집행부 4명을 상대로 10억 4700만 원 손배소도 제기했다. 변론 기일은 대우조선이 한화오션으로 변경되는 등 한화그룹 소속으로 바뀐데 따라 9월 21일로 미뤄졌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하청노동자 옥죄는 470억 원 손해배상소송 취하 및 원청 교섭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하청노동자 옥죄는 470억 원 손해배상소송 취하 및 원청 교섭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수 조선하청지회장과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 소송 대리인단은 이날 국회에서 회견을 하고 한화오션 측이 손배소 관련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김 지회장은 “한화오션은 임원 임금 상한을 대우조선 당시 35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퇴직금도 임금 3배수에서 6배수로 올림과 동시에 임원들 경영 책임을 앞으로 아예 묻지 않겠다고 규정을 바꿨다고 한다”면서 “반면 조선하청지회 집행부 5명을 향한 손배소는 취하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이대로 살 수 없다고 이야기한 현실은 올해도 같다. 이대로 살 수 없다”며 “한화오션에 정확하게 말씀드린다. 손배소를 취하하고 지회와 교섭하라”라고 말했다. 그는 “법 뒤에 숨어 책임을 면피하고 노동자들 다 죽어가는 것 외면 말고, 제대로 책임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유태영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는 “노동자들 처지에서는 손배액이 470억 원이든, 그 1%인 4억 원이든 인생 전체에 걸쳐 갚아야 할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화그룹이 진정으로 대우조선 경영을 정상화하고자 한다면 무분별한 소송은 즉시 취하해야 한다”며 “하청노조도 한 배를 만들고 한배를 타는, 같이 노를 젓는 동반자라는 인식으로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2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 임시주주총회장 앞에서 펼침막을 들고 서 있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들이 23일 대우조선해양 임시주주총회장 앞에서 한화오션 측에 전달한 요구안을 적은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선하청지회는 이날 성명에서 “이제 하청노동자 실제 사용자 원청이 하청노조와 단체교섭을 하는 건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한화오션은 조선하청지회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 말고 성실히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하청 차별을 없앨 하청노동자 임금 대폭 인상 △다단계 하청고용 중단과 상용직 중심 고용 확대를 촉구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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