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24문, K2 전차 10대
창원공장서 초도물량 출고식
한화디펜스,현대로템 무기 전시
폴란드 관계자 한국 무기 극찬
폴란드로 수출할 K9 자주포, K2 전차 초도 물량이 출고됐다. 양국 관계자들은 출고식에서 기동 시범 등을 관전하며 지속적인 국방·방산 협력을 다짐했다.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은 19일 양사 창원공장에서 폴란드 수출용 자주포·전차 초도물량을 각각 출고했다. K9 자주포(총 계약물량 212문)는 24문, K2 전차(총 계약물량 180대)는 10대 분량이다.
한화디펜스는 이날 오전 10시에 '폴란드 K9PL 자주포 출하식'을, 현대로템은 오전 11시에 'K2 전차 폴란드 갭필러 출고식'을 진행했다. '갭필러'란, 구형 전차와 차기 신규 전차 도입 시기를 메운다는 의미다.
이날 많은 한·폴란드 관계자가 출고식에 참여했다. 한국 측은 박완수 경남도지사, 홍남표 창원시장,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원종대 국방부 전력정책관, 엄용진 육군군수사령관, 허건영 국방기술품질원장 등이 함께했고, 폴란드 측은 피오트르 오브타셰브스키 주한 폴란드 대사, 스와보미르 스비옹택 주한 무관, 마치에이 야브원스키 폴란드 육군 감찰관 등이 자리를 빛냈다. 폴란드 기자단도 행사장 곳곳에서 플래쉬를 터뜨렸다.
이번 초도 물량 출고는 폴란드가 처음 한국 무기 체계에 관심을 둔 지 5개월 만에 이뤄졌다. 지난 5월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한화디펜스·현대로템을 직접 방문해 무기체계를 살펴봤다. 7월에는 양사가 폴란드 군비청과 총괄계약을, 8월에는 총괄계약 이행을 위한 1차 실행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생산까지 이처럼 신속히 진행된 데는 폴란드 정부의 군 현대화 의지가 컸다. 이날 폴란드 관계자들의 축사에서도 이러한 사정을 읽을 수 있다.
마치에이 야브원스키 폴란드 육군 감찰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는 굉장히 단시간에 많은 무기를 획득하기로 했고, 그중 가장 중요한 장비가 바로 전차"라며 "전쟁 이후 파괴된 러시아 전차들은 전차 기술의 중요성을 반증하는 사례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계화대대를 오랫동안 지휘해본 입장에서, 지난 6월 한국 방문 당시 K2 전차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폴란드 시험단 역시 'K2 전차와 비교할 수 있는 장비는 없다'고 평가했다"라고 전했다. 이 대목에서 객석 여러 곳에서 한국 관계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스타셰프스키 대사도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앞으로 두 나라 간 방산 협력을 미래 산업, 미래 전투 체계까지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경남은 창원에 한화디펜스를 비롯한 기동화력 기업이, 사천에 카이를 비롯한 항공방산 기업이, 거제에는 대우조선을 비롯한 해상방산기업이 있어 그야말로 한국 방위산업의 중심"이라며 "이런 훌륭한 기업들이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출고식 현장에 각종 지상 무기들을 전시했다.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 초도물량 24문을 행사장 뒤쪽에 배치했다. 이어 다목적 무인 차량 '아리온스멧'을 선두로 K10탄약운반장갑차, 천무 발사대와 탄약 운반차 등의 행진 시간을 마련했다. 양국 관계자들은 '1호 출고' K9 자주포에 각자 서명하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축포와 함께 K2 전차 10대를 동원한 기동시범을 진행했다. 한·폴란드 국기를 꽂은 전차들은 저속·고속 기동, 방향 전환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한편 한국산 다연장로켓(MLRS) '천무'가 폴란드군에 공급된다. 한화디펜스는 폴란드 바르샤바 국방부 청사에서 K239 다연장로켓 천무를 폴란드군에 공급하는 기본계약을 했다. 계약 물량은 288문이며, 공급 규모는 60억 달러(약 8조 5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