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숨 가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날은 유독 쓸 기사가 많았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게 부담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잘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습니다. 미리 취재한 기사부터 빠르게 써내려갔고 다음 기사를 작성하고자 기사를 재차 점검하지 않고 원고를 송고했습니다. 기사를 보내고 잘못된 부분이 있을까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누군가 바로잡아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도 뒤따랐습니다.

예정된 기사를 모두 송고한 후 사무실에서 짐을 챙겨 나오려던 찰나였습니다. 그때 기사에 나오는 이름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당황스러운 마음과 함께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수정 과정에서 또 실수가 발생했고 그렇게 두세 차례 수정을 거친 뒤에야 겨우 기사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다른 기사에서 이름이 또 잘못됐다는 게 발견됐습니다. 이 때문에 지면을 모두 마감한 후 또다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그제야 제 욕심이 화를 불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2021년 9월부터 뉴스비평 콘텐츠 '뉴비자'(뉴스비평 자신 있게)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방송에서 기자가 물리적 한계에도 과도하게 기사를 소화하는 것은 기사 질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앞서 제가 내뱉은 말과 기사를 송고하며 느꼈던 불안감은 그날 문제를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도 문제의 기사를 쓴 이유는 제 욕심과 안일함 때문입니다. 기사를 많이 쓴다고 해서 독자들에게 신뢰받는 기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 이름과 같은 기본적 사실을 틀리지 않는 기자가 더 신뢰받을 수 있습니다. 그날 제가 가볍게 쓰고 지나친 이름들에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원재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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