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SNS 야권 비판 이어 국민의힘 내부 향한 일갈
8년 전 당 현실과 당시 자신의 모습에 대한 반추로 읽혀

국민의힘 3선 중진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국회의원이 28일 "국민은 삼중고인데, 여당은 내홍이라니"라며 당내에 쓴소리를 던졌다.

이달 들어 부쩍 누리소통망(SNS)를 활용한 정치적 의견 표출에 열심인 김 의원은 그동안 야권을 향한 비판 메시지를 주로 내왔는데, 국민의힘을 향한 일갈은 올 들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이날 "정권을 되찾은 지 얼마나 됐다고 당권이니 계파니 하며 아옹다옹 이냐"며 "당이 정부를 뒷받침하려고 의기투합하는 소리는 안 들리고, 갈등과 분란의 소리만 들린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최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 △혁신위원회 구성 등을 둘러싸고 이준석 대표와 친윤석열계 의원 간 당권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이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최고위 회의 자리에서도 수차례 충돌하는 등 당 지도부 내에도 내분이 깊어지고 있다.

아울러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이 미래혁신포럼을 재개하고 이곳에 친윤계인 정진석·안철수 의원 등이 참석해 친윤세를 과시하는 등 계파 문제도 물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월 17일 윤석열 대통령 후보 지지 연설을 하기 위해 창원시 의창구 소답시장을 찾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태호 의원(왼쪽)이 시민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지난 2월 17일 윤석열 대통령 후보 지지 연설을 하기 위해 창원시 의창구 소답시장을 찾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태호 의원(왼쪽)이 시민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김 의원은 이 같은 모습에 당내 자중을 촉구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민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삼중고에 빠졌는데, 여당은 내홍에 빠진 듯 보인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는 국민이 바라는 듬직한 여당의 모습이 아니"라며 "자칫 국민 눈에 오만으로 비칠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거대 야당의 횡포에 국회가 문도 못 열고 있는데 여당 안에서 싸울 때가 아니고, 누구할 것 없이 모두 자중·자성해 윤석열 정부 성공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며 "분란의 소리가 잦아들고 국민이 바라는 여당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 같은 김 의원 모습에는 묘한 기시감이 묻어난다. 그는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던 당시 당내 '개헌론'에 반발해 김무성 대표와 갈등을 빚다 갑작스레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하는 등 지도부 내 내분을 일으켰다. 당장 개헌이 아닌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경제활성화법' 처리 우선이라는 견해에서다.

이때 김 의원 행동은 정부 입각 내정설 등 온갖 정치적 해석을 낳았지만 이후 아무 실익 없이 역풍에 맞닿자 그는 "내공이 부족했다"며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풍운을 겪었다.

이듬해에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박근혜 정부 정책을 비판한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는 '돌출 발언'으로 다시 당내 분란 중심에 서기도 했다.

김 의원은 언급으로 볼 때 그때나 지금이나 일관된 건 정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당이 한 몸이 돼 움직여야 한다는 신념이다. 김 의원이 이날 당에 메시지를 던진 건 8년 전에 경험한 당의 현실과 당시 자신의 모습에 대한 반추에서 나온 것으로 읽히는 이유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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