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드림스타 (46) 백준혁 김해영운고 2학년

초교 2학년 때 트럼펫 첫 만남
전국 경연·콩쿠르서 잇단 수상
밝고 쾌활한 성격·친화력 좋아
음악 그 자체도 춤추기도 즐겨

트럼펫은 금관 악기 중 가장 높은 음을 낸다. 그만큼 화려하고 강렬한 음색으로, 다채로운 표현을 할 수도 있다. 김해영운고 2학년 백준혁(17) 학생은 중학생 때부터 트럼펫을 전공하고 있다. 다양한 음악과 춤 등 여러 예술 분야 자체를 즐기는 준혁 학생은 트럼펫과 닮았다.

◇트럼펫과 만남 = 준혁 학생과 트럼펫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났다. 당시 준혁 학생은 김해 한 지역아동센터 관악단에 들어갔다. 그때 준혁 학생은 소리가 더 예쁜 것 같다며 원래 플루트를 배우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집에는 누나가 불던 트럼펫이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펫은 바람의 세기로 음 높낮이를 조절한다. 3개의 버튼을 눌러 높낮이를 조절할 수도 있다. 준혁 학생은 "감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펫이 재미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음악 그 자체가 재미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행복하거나 슬픈 감정을 직접 말하지 않아도 악기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감정이 잘 전달됐을 때 뿌듯하다고 했다.

▲ 백준혁 학생이 트럼펫 연습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백준혁 학생이 트럼펫 연습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악기를 하면서 희열을 느껴요. 좀 뭔가 멋있지 않나요?"

중학교 2학년 전까지는 트럼펫은 단순한 취미로만 여겼다. 준혁 학생은 "곡을 연주할 줄 아는 정도가 취미라면, 전공은 기초부터 모든 것을 탄탄히 배워야 하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전공 결정은 쉽지 않았다. 준혁 학생은 예전부터 본격적으로 트럼펫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뭔가 '틀리는 것'에 민감한 성격이라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전공은 완벽을 추구해야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걱정한 것이다.

또 경제적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흔히 '돈 많이 든다'는 예체능 계열이기 때문이다.

현재 준혁 학생이 쓰는 트럼펫은 전공자용으로 300만 원 후반대 가격이다. 내부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하면 한 번 세척 비용만 15만 원이 든다. 가끔 의도하지 않게 찌그러지기도 해서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했다.

준혁 학생은 거의 매일 오후 6시에서 8시 30분 사이 김해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마련한 연습실에서 트럼펫 연습을 한다. 월 10만 원 정도를 내고 연습실을 사용하는데, 최근 연습실을 다른 곳으로 옮겨 내야 할 금액이 부담이라고 했다.

현재 준혁 학생은 김해영운고에서 음악 동아리 활동도 하고 있다. 전자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등과 함께 연주한다. 지난해 3월부터 등굣길 음악회, 예술제, 꿈키움나눔축제 등으로 여러 차례 교내에서 공연을 했다.사실 다른 악기와 트럼펫이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곡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준혁 학생이 꼭 함께 공연을 하고 싶어 마땅한 곡을 찾아내기도 했다.

준혁 학생 담임교사는 지난해 초 학교 정문에서 공연 때 트럼펫을 부는 준혁 학생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고 했다. 또 담임교사는 교내 음악 담당교사가 준혁 학생의 음악적 재능을 좋게 평가했었다고도 전했다.

준혁 학생은 지난해 11월 한국음악협회 부산시지회 주최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 트럼펫 고등부 1위, 고신대 평생교육원 예술종합 콘서바토리 전국음악 콩쿠르에서 고등부 관현악부문 금상 등 성과를 냈다.

또 2019년 9월 내셔널리그 21라운드 김해시청-목포시청 경기에서 공연, 같은 해 10월 올키즈스트라김해 5회 정기연주회, 2021년 6월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 '온택트 누리' 공연, 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 병원장 이·취임식 초청 공연, 11월 도시재생 주민공모사업 문화 토요삼방음악회 공연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교내 등굣길 음악회나 축제에서는 단골 인사다.

▲ 백준혁 학생이 인터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백준혁 학생이 인터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아픔 딛고 성장 중 = 준혁 학생은 평소 흥이 넘치는 성격이다. 음악 자체를 즐기고, 춤추는 것도 좋아한다. 자신을 일명 'TMI(Too Much Information)'라며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제가 너무 말이 많죠?"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런 준혁 학생에게도 사춘기는 찾아왔었다. 스스로는 몰랐으나, 나중에서야 주변에서는 그렇게 말해줬다고 했다. 일명 '중2병'이었다. 친한 형, 누나, 선생님 등이 인사를 해도 받지 않거나 말을 시키면 짜증 내고, 대답도 잘 안 하는 등 평소답지 않은 행동을 했었다고 한다.

인터뷰 때 옆에서 이 대화를 듣고 있던 김해영운고 음악동아리 담당 교사는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준혁이는 늘 밝고, 예의 바르고, 쾌활하다"며 의아해했다.

지난해에는 일탈 행동을 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쓰러졌었고 준혁 학생이 직접 119에 신고했었는데, 당시 정신적으로 충격이 컸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정서적·심리적 불안감에 해서는 안 될 짓도 했었다.

다행히 지역아동센터 연계로 심리상담센터를 찾게 됐고, 지금은 이전의 쾌활한 성격으로 돌아왔다.

준혁 학생은 '쾌활한 청소년' 그 자체이다.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영화 보고, 노래방도 가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요즘에는 발라드 음악에 꽂혀 매일 듣는다고 했다. 특히 가수 주호의 '내가 아니라도' 가사가 공감돼 좋다고 했다.

담임교사는 "2년 가까이 준혁이를 지켜보는데 굉장히 밝은 성격이다"라며 "남자 아이들 특성상 장난을 심하게 치기도 할 텐데 준혁이는 잘 참기도 하고, 두루두루 잘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조금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내색하지 않고, 스스로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면 참 대견스럽다"고 덧붙였다.

준혁 학생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귀엽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했다. 친해지고 싶은 이에게는 먼저 스스럼없이 다가간다. 준혁 학생의 밝은 웃음이 끊이지 않길 바란다.

/김희곤 기자 hgon@idomin.com

 

※ 도움 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99-5191-03(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5월 11일 자 정은비(진해여고3학년) 학생에게는 후원금 311만 2000원(BNK경남은행 특별후원금 300만 원, 일반 후원금 11만 2000원)이 전달됐습니다.

※ 이 기획은 BNK경남은행, 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