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타율 0.361 유지
50타석 이상 선수 중 3위
삼성, 트레이드 성공 평가
"NC서 양의지에게 많이 배워
지난 시간들 쌓여서 결과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포수 김태군(33·사진)은 타율 0.361(83타수 30안타)을 유지한 채 5월을 마쳤다. 규정 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5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3위에 해당하는 높은 타율이다.

5월 31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김태군은 "아직 100타석(95타석)도 들어서지 않았고, 규정 타석도 채우지 못했으니 '의미 없는 기록'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지만, 내게는 무척 의미 있는 성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레이드로 삼성에 왔다. 행동과 결과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직까진 좋은 성적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13일 투수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NC다이노스에 내주고 김태군을 데려왔다. 당시 김태군은 "삼성 팬들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2022시즌 개막 후 두 달이 지났다. 김태군은 '눈에 띄는 결과'를 낸 선수가 됐다.

삼성 구단은 김태군 트레이드를 '성공'이라고 평가하며 "시즌 초 다소 고전한 강민호도 김태군의 활약 덕에 심적인 부담을 덜었다. 김태군 영입 효과는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2008년 LG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태군은 NC로 이적하면서 야구 인생의 변곡점을 맞았다. NC는 1군에 합류한 2013년 '특별지명 선수'로 김태군을 지목했다. 김태군은 '신생팀' NC의 주전 포수가 됐고, 2017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 뽑혔다. 2017시즌이 끝나고 경찰야구단에 입단해 군 복무를 한 김태군은 2019년 8월 팀에 복귀했다. 김태군은 '주전급 기량을 갖춘 포수'지만, NC가 2019년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를 영입하면서 팀 내 입지는 좁아졌다.

삼성은 2021시즌 내내 '김태군 영입'을 시도했다. 주전 포수 강민호와 백업 포수의 격차가 워낙 큰 터라 김태군 영입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규시즌 중에는 어긋났던 트레이드가 2021년 12월에 성사됐다.

삼성은 주전급 포수 두 명(강민호와 김태군)을 안방에 두고 2022시즌을 치른다.

포수 수비, 투수와 호흡은 기대했던 그대로다. 타격 수치는 놀라울 정도로 상승했다. 개인 통산 타율이 0.247인 김태군은 올해 고공 행진을 벌이며 '수비형 포수'라는 꼬리표를 떼어냈다.

그는 올해 4월 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생애 처음으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선발 출전하지 않는 날에는 '1번 대타'로 활약하고 있다. 김태군의 대타 성적은 4타수 3안타 3볼넷이다.

김태군은 "나도 신기할 정도"라고 웃으면서도 "최근 5년 동안 타석에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했다. 실패도 완전한 실패가 아니었다"면서 "NC에 있을 때 양의지 선배에게 타격에 관한 조언도 많이 받았다. 그 시간이 쌓여서 '이렇게 치면 결과가 나온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양의지를 곁에서 보며 김태군은 타격에 눈을 떴다. 김태군은 "양의지 선배는 (홈플레이트 쪽에 있는) 오른팔을 몸쪽에 조금 더 붙여서 타격한다. 나도 그런 자세로 타격했는데, 오른팔이 파워 포지션으로 움직이는 게 양의지 선배보다 느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삼성 코치진의 도움을 받아 오른팔을 주먹 하나 정도 홈플레이트 쪽으로 옮겼다. 오른팔이 파워 포지션으로 이동하는 거리가 짧아지면서, 정타가 늘었다"며 "새로운 타격 자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제 거의 적응한 것 같다"고 기술적인 변화를 자세히 곁들였다.

LG에서 조인성의 백업 포수였던 김태군은 NC로 옮겨 주전 포수가 됐지만, NC가 양의지를 영입하면서 다시 백업으로 밀렸다. 삼성에서도 강민호가 김태군보다 조금 더 자주 출전 기회를 얻는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들과 연이어 같은 팀에서 생활하는 건, 김태군에게 불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김태군은 "뛰어난 포수 선배들과 함께 뛰는 건, 내 야구 인생을 길게 볼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훗날 코치, 감독이 됐을 때 그 선배들과 함께 뛴 경험을 선수들에게 전수할 수 있다"며 "나 또한 선배들에게 배우며 성장했다. 프로야구 15년 차가 됐지만, 지금도 선배들에게 배운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김태군은 '차분한 양의지'와 '열정적인 강민호' 사이에 있는 '새로운 유형'의 포수다. 명포수의 백업이었던 김태군이 이제는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정상급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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