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방선거 후보 공천 과정에서 탈락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는 탈락자들의 행보는 지방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승철 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과 진병영 전 도의원은 각각 국민의힘 하동군수, 함양군수 후보 공천신청자 중 유일하게 경선 대상에서 배제되자 반발하고 있다. 앞서 시장·군수 공천 과정에 반발해 거제 김한표 전 국회의원, 거창 이홍기 전 거창군수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일 하동군수와 함양군수 후보 경선 대상자를 발표했다. 하동군수 경선 대상자는 윤상기 현 군수, 이정훈 도의원, 이학희 군의원, 하만진 한국기부운동연합회장 등 4명이다. 함양군수 경선은 서춘수 현 군수와 김한곤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 황태진 전 함양군의회 의장 3파전으로 치러진다.

두 곳은 18개 시군 시장·군수 가운데 국민의힘이 가장 늦게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한 곳이다. 심사 결과를 기다려오다 탈락한 후보들은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도 검토하고 있다.

 

하동군수
하승철 전 청장, 경선 대상 탈락
재심 불발 땐 무소속 출마 예고

 

하동군수 경선 대상에도 들지 못한 하승철 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은 국민의힘에 재심을 신청했다. 탈락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3월 출판기념회에서 건설업자로부터 사업 편의 명목으로 현금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하 전 청장을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 전 청장은 2일 오후 국민의힘 하동당사 앞에서 지지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3차례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지역신문) 결과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나를 제외한 채 경선후보가 발표됐다"며 "이는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꼼수 공천이자 밀실야합 공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방선거 때마다 공천 파열음이 생겼던 하동군이 이번에도 군민 여론을 무시한 채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현역 의원인 하영제 의원이 특정 후보를 옹호하고 있다는 소문 속에서 도내에서 가장 늦게 경선 후보자가 발표됐다"며 의혹도 제기했다.

하 전 청장은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함양군수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진병영 전 경남도의원도 컷오프 철회와 진상 공개를 촉구했다. 진 전 도의원은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2014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 입당한 이후 당이 어려울 때나 당협위원장이 바뀌었을 때나 한결같이 당을 지키며 당원들과 동고동락을 했다. 그 결과가 공천 배제인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함양군수
진병영 전 도의원 공천 배제
기자회견 열고 진상공개 촉구

 

진 전 도의원은 서춘수 현 군수의 최대 적수로 꼽혔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그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을 받았고,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서 군수에게 429표 차로 패했었다. 당선한 서 군수는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진 전 도의원은 "탈당-복당을 밥 먹듯이 한 사람을 컷오프 하기는커녕 버젓이 경선에 참여시키고, 도덕성, 전과, 해당행위 등 당 공천심사 기준에 아무 해당이 없는 저에게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말하는 공정과 정의냐"며 2018년 선거에서 맞붙었던 서 군수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경남도당을 방문해 공천심사 결과를 철회하고 컷오프 당한 이유가 무엇인지 서면으로 밝혀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구가 받아들여져 경선에 참여하게 된다면 당당하게 임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에 따라 어떻게 할 것인지 지지자들과 결정하겠다. 도당 결정이 부당하면 무소속 출마를 감행할 것"이라며 "여론조사 1위 후보가, 당을 지켜온 후보가 컷오프 대상이라면 어느 누가 당을 위해 일할 것이며 또 당적을 가진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보이지 않는 검은 손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그것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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