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 태양광 발전기술 혁신

지금까지 이런 태양광 발전은 없었다.

한국재료연구원이 태양전지판(태양광 패널)을 기둥형 구조물에 배치해 발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좁은 곳이나 실내에서도 발전이 가능해지면 환경 파괴·외부 환경 민감도 등 한계를 극복할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창원 정부출연연구기관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18일 나노표면재료연구본부 에너지전자재료연구실 임동찬 박사 연구팀(임동찬·김소연·자한다 박사)이 광섬유를 활용한 광학 응용 신소재와 유기물 기반 태양전지를 융합해 새로운 형태의 태양광 발전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태양광 발전 모듈 연구업체인 ㈜솔라옵틱스와 함께 이룬 성과다.

▲ 재료연 임동찬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신개념 태양광 발전시설 내부 구조. /재료연구원
▲ 재료연 임동찬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신개념 태양광 발전시설 내부 구조. /재료연구원

태양광 발전 하면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태양 전지판들이 지붕, 들판, 바다 위에 평평하게 깔린 모습이다. 무한한 에너지원인 태양빛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가장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이지만, 기존 구조에서는 한계도 명확했다. 많은 전기를 생산하려면 그만큼 넓은 부지가 필요하고, 이에 수반되는 환경 파괴 문제도 심각하다.

더구나 태양과의 각도에 따라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달라 발전 최대 효율은 하루평균 3시간 30분 이내다.

재료연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깔지 않고, 세우는' 태양광 발전 기술이다. 기둥형 구조물 모서리에 광섬유를 세우고, 그 사이에는 태양전지판을 세로로 배치했다. 측면 발광이 가능한 광섬유 특성을 응용한 것이다.

연구팀이 가공한 광섬유 표면은 태양이 어떤 각도에 있든, 그 빛을 산란시켜 전지판으로 보낸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하루 평균 6시간 이상 최대 효율로 발전할 수 있다. 수직으로 세우는 형태인 만큼, 발전 설비를 세우는 데 필요한 면적도 현저히 적어진다.

무엇보다, 외부 환경에 취약했던 발전설비를 실내로 옮길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둥형 구조물 위쪽 끝에 광섬유를 일부 드러내기만 하면, 나머지 설비는 실내에 둬도 발전에 문제가 없다. 특히 고분자 유기물로 제작된 태양전지판은 고효율임에도 열과 수분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 성과로 본격적인 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임동찬 책임연구원은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존 태양전지판 대비 면적을 5분의 1 이상 줄일 수 있고, 이동형 태양광발전기·전기자동차·분산형 발전체계 등에 획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료연은 자연광이 아닌, 형광등이나 발광다이오드에서 나온 빛을 재흡수해 발전하는 기술도 연구 중으로, 이번 기술과의 응용 성과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