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이주민·장애인과 함께하는 기획전
21일까지 다어울림문화센터

"'실패해도 괜찮다'는 말에 용기를 냈지요. 외국인과 김해 시민이 함께 지역 곳곳을 살펴보는 탐방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쥬내디 아울리아·43)

"사회적 약자가 참가하는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사물놀이·시낭송 공연을 펼쳤습니다."(박시영·61)

김해문화도시센터가 주최하는 '실패해도 괜찮아' 박람회가 열린 현장을 8일 다녀왔다. 4~6일은 김해한옥체험관 사랑방에서 열었고, 장소를 옮겨 7일부터 오는 21일까지는 서상동에 있는 다어울림생활문화센터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센터는 문화기획 관련 '한 줄 쓰기' 형태의 시민 공모를 해 32건 프로젝트를 선정, 전문가 컨설팅을 거쳐 박람회 형태로 그 결과를 전시하고 있다.

▲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김해 등산 언어교환 랭귀지 캐스트' 프로젝트. /쥬내디 아울리아
▲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김해 등산 언어교환 랭귀지 캐스트' 프로젝트. /쥬내디 아울리아

◇이주민 소통 지역 탐방 =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출신 쥬내디 아울리아는 김해에 이주한 지 1년 남짓 됐다. 그는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를 통해 김해문화도시센터의 '실패해도 괜찮아' 사업을 알게 됐다. 지난해 11~12월 진행한 '김해 등산 언어교환 랭귀지 캐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내외국인은 지금도 한 달에 두 번 이상 모여 지역 곳곳을 탐방한다. 이들은 분성산·경운산·임호산을 비롯해 동상동시장·수로왕릉·한옥마을·연지공원 등을 다니며 더불어 살고 있는 도시를 알아갔다.

"교실이나 강의실 같은 갇힌 공간에서 외국인과 대화하는 일은 즐겁지 않지요. 함께 산을 오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도 나눌 수 있습니다. 유학생·외국인노동자·한국 대학생·일반 시민등 다양한 사람이 모여 탐방하다 보니 동네를 더 사랑하게 됐습니다."

◇장애인·청소년 국악 교육 = 2003년부터 '우리소리예술단'을 만들어 장애인·다문화가정 청소년과 만나는 박시영 씨. 그는 '실패해도 괜찮아' 사업 덕분에 초심을 찾았다고 말한다. '시와 함께하는 우당탕탕 우리 소리' 프로젝트를 진행해 자존감을 높이고 국악을 가까이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장애 아동과 학부모가 함께 교육에 참여하고 공연을 펼치면서 코로나로 쌓였던 스트레스도 날려 버리고, 난타와 사물놀이도 접하면서 우리 소리를 온몸으로 배웠다고 말하는 순간 울컥하더라고요."

그는 "지난 5일 사업 결과발표회에 참여해 다양한 활동을 보고 들었는데, 공방을 운영하는 분과 뜻이 맞아 장애아동 공예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기로 했다"면서 "소통과 연대 정신을 배우는 기회였다"라고 덧붙였다.

▲ 심형수 씨의 친환경 공예교육. /심형수
▲ 심형수 씨의 친환경 공예교육. /심형수

◇친환경 교육·예술 프로그램 다수 = 환경문제를 고민하고 나누고자 기획서를 낸 이도 많았다. 대표적인 참여자가 심형수(42) 씨와 주세롬(41) 씨다. 각각 '지구를 살리는 가치 플러스'와 '보자기아트'라는 기획서를 내서 뽑혔고, 주민과 함께 공예활동으로 친환경 수업을 했다.

김해 삼계동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심 씨는 일상에서 나오는 생활쓰레기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며 새것과 헌것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이어갔다. 공병을 활용한 캔들 만들기, 양말목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리스 등 공예활동은 무궁무진했다.

보자기아트 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주 씨는 '한국의 미'를 알림과 동시에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포장지 대신 보자기를 활용한 선물 포장법을 알리는 데 힘썼다. 그는 "참여한 시민과 함께 일상을 채우고 돌아보는 예술 활동을 펼치며 한 뼘 더 성장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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