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기차 좌석 위에 구둣발을 올려놓은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강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은 이를 보고 윤 후보의 대통령으로서 자격을 문제 삼았다. "최소한의 배려도 없이 무슨 대통령을 하느냐",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집중포화를 퍼부어댔다. 윤 후보를 욕하고 비난하고 조롱하는 각종 게시물을 SNS에 공유하는데 열심이었다. 옳은 일이었을까. 이번 선거 관건은 중도 부동층 마음을 어떻게 당겨오느냐인데 몇몇 이 후보 지지자들 행동은 혐오를 극대화하는 등 도가 지나쳐 보였다.

국민의힘 측 반격은 당연한 순서였다. 얼마 뒤 이 후보가 식당에서 흡연하는 사진이 나돌았다. 민주당은 당시 상황과 규정을 들어 구둣발 사진 물타기라며 저항했지만, 유권자 뇌리에 박힌 이미지는 그 속사정까지 헤아려주지 않는다. 이 이미지와 그간의 욕설, 조롱이 남긴 상처는 민주당에 깊었을 테다. 중도 부동층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당을 향한 세간의 부정적 시선만 더해줬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지자의 태도가 중요하다. 아무리 인격이 훌륭한 후보라도 그 지지자가 상대 후보에 혐오적인 태도와 비방을 일삼으면 부동층은 그 모습에 질려 선뜻 표를 던지지 못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전 민주당 대선 후보와 달리 상대 당 후보보다 인격적·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후보 지지자라면 이제 상대를 욕하고 비방할 시간에 그가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할 때 소외된 사람을 돕고자 펼친 정책이나 미담을 찾아 널리 퍼뜨리는 게 더 현명할 것이다. 괜한 논쟁은 진영 내 결속과 카타르시스만 충족시킬 뿐 부동층의 표로 돌아오진 않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