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인테크, 기술 국산화 성공
'5조 원 시장'겨냥 상용화 박차

한국전기연구원 창업기업 ㈜메디인테크가 국산 연성내시경 기술로 80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대부분 일본 수입품에 의존하는 국내 시장은 물론, 5조 원 규모 세계시장에 도전할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은 15일 연구원 기술기반 창업기업인 메디인테크가 3개 전문투자사(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퓨처플레이)에서 총 80억 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투자사들은 기업이 보유한 연성내시경 기술에 주목했다. 이치원·김명준 전기연구원 전기융합휴먼케어연구센터 연구원이 직접 개발해 창업 발판으로 삼은 기술이다.

내시경은 신체 삽입부(스코프) 경도에 따라 경성·연성으로 나뉜다. 연성 내시경은 환자 통증을 크게 줄여주지만 경성 제품보다 영상 화질이 낮다. 이 같은 단점은 렌즈·검진 기술 발달로 차차 극복하고 있고, 특히 소화기 계통 의료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 쓰이는 소화기용 연성 내시경은 100% 외국산이고 그중 대부분이 일본제다. 하지만, 메디인테크 기술 상용화 여부에 따라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기술을 국산화했을 뿐 아니라 수입 제품과 차별화되는 특징도 갖췄다. 전동식 조작 방식으로 사용자 편의를 크게 높인 점이다. 기존 내시경은 삽입부를 수동으로만 움직일 수 있어 의사 피로도가 높고 직관성도 떨어졌다. 메디인테크 개발 내시경은 조작부(핸들) 무게도, 조작에 드는 손가락 힘도 일반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 메디인테크를 공동 창업한 이치원(왼쪽)·김명준 한국전기연구원 박사가 자체 개발한 연성내시경 기기 옆에 서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 메디인테크를 공동 창업한 이치원(왼쪽)·김명준 한국전기연구원 박사가 자체 개발한 연성내시경 기기 옆에 서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또한, 기존 모니터 영상 검진에 더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병변을 자동 탐지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30%에 달했던 오진율을 5%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암 치료 분야에서 중요한 요소다. 특히 소화기 계통 암은 조기 진단했을 때 생존율이 90% 이상에 달해 오진율이 낮은 내시경은 시장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소화기 계통 연성 내시경 시장은 약 5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치원 메디인테크 대표이사(전기연 선임연구원)는 "한국은 소화기 계통 암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의료 장비는 전량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라며 "한국 연간 내시경 활용 검진·치료 횟수만 해도 2000만 건 이상인만큼, 장비를 국산화하면 사회적 비용 감소는 물론 의료 기술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헀다.

한편, 메디인테크는 이번 투자 유치 성과를 바탕으로 '스마트 연성내시경' 기술력을 더욱 높이고 양산화·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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