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총' 이어 두 번째 규모
10.64㎡ 크기 돌방무덤 포함
6세기 전반 축조 추정 12기 확인
철기류·항아리 등 출토했지만
도굴로 출신·지위 단서는 없어

양산시가 사적으로 지정된 북정동 고분군 비지정 구간을 발굴·조사한 결과 부부총(夫婦塚) 다음으로 큰 규모인 삼국시대 무덤을 추가로 확인했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북정동 산 48-2번지 일대 북정동 고분군 가운데 비지정 구간인 260㎡를 대상으로 발굴·조사를 추진해왔다. 북정동 고분군 유물산포지를 조사해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체계적인 보존·정비방안을 수립하려는 취지다. 더불어 정부 100대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정비사업을 위해 그동안 신라시대 고분군으로만 알아왔던 북정동 고분군과 가야문화 간 연관성을 파악하고 그 실체를 규명하려는 의도다.

1920년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처음 발굴·조사를 진행한 북정동 고분군 부부총에서 국보급 금동관과 구슬, 토기, 순금귀걸이, 화로 등 800여 점이 나왔지만 현재 도쿄박물관에 있다. 지역 향토사학계에서는 부부총을 양산 출신으로 삼국을 통일한 신라 김유신 장군 부친인 서현 장군과 모친인 만명 부인 묘로 추정하기도 했다. 1990년 동아대박물관이 부부총 아래 고분에서 금으로 만든 새 다리 모양 유물을 비롯해 다양한 유물을 발굴하면서 '금조총'(金鳥塚)이라 불리는 무덤도 고분군에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현재까지 모두 9차례 조사가 이뤄졌지만 비지정 구간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양산시가 북정동 고분군 사적 비지정 구간에서 발굴한 삼국시대 무덤들의 모습. /양산시
▲ 양산시가 북정동 고분군 사적 비지정 구간에서 발굴한 삼국시대 무덤들의 모습. /양산시

이번 조사에서 6세기 전반 축조한 것으로 보이는 삼국시대 무덤 12기를 추가로 확인했다. 이 가운데 길이 5.6m, 너비 1.90m, 높이 1.20m, 면적 10.64㎡ 규모 앞트기식 돌방무덤(횡구식석실묘)은 고분군 내 부부총(면적 12.26㎡) 다음으로 큰 규모다. 이곳은 같은 무덤 안에 매장 주체부와 부장곽(부장품을 넣는 별도 공간) 1기, 배장곽 4기를 갖춘 다곽식 구조였다.

유물 대부분은 도굴로 훼손된 상태였다. 무덤 규모로 볼 때 지배세력이 묻힌 것으로 추정할 뿐 매장주체부에서 쇠도끼(철부)와 쇠손칼(철도자), 쇠화살촉(철촉군) 등 일부 철기류, 부장곽·배장곽에서 굽 달린 긴 목항아리(대부장경호)와 목항아리(장경호), 짧은 목항아리(단경호), 뚜껑(개) 등 일부 유물을 확인했지만 주인 지위나 출신 등은 파악하지 못해 앞으로 연구 과제로 남겼다.

시는 2020년 부부총을 중심으로 현재 사적으로 지정된 2만 5994㎡ 인근 40만㎡에 걸쳐 정밀지표조사를 진행한 결과 72만 4000㎡에 달하는 넓은 면적에 고분군이 조성된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 이어 추가 발굴·조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해 베일에 싸인 북정동 고분군 실체를 파악하고 체계적인 유적 정비 사업·사적 범위 확대·국가 지정 문화재 승격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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