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산단 규제자유특구 지정
스마트공장용 통신연결망 개발
태림산업·GMB코리아서 실증

스마트팩토리에서 중요한 부분으로는 자동화 기술이 항상 언급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통신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으로 손꼽힌다. 경남은 지난해 11월 중소벤처기업부 특구 사업인 '5G 활용 차세대 스마트공장 규제자유특구'로 지정, 지난 14일 실증에 착수했다.

창원국가산단은 경남 전체 제조업의 39.7%(2787개사)가 입주해 있는 만큼 경남지역 제조산업의 요충지로 꼽힌다. 규제자유특구 계획이 경남 제조산업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사업 진척, 기대효과와 실증기업 성과 등을 파악했다.

◇획기적 규제 완화로 제조업계 새바람 =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 각종 규제로 신기술 검증이나 사업화가 가로막히는 일이 없도록 획기적인 규제 완화 조치가 이뤄진다.

경남 '5G 활용 차세대 스마트공장 규제자유특구'의 특례는 현행 전파법에서 규제하는 비면허대역 주파수 6㎓ 대역에서 전파 출력기준과 무선기기 전력 밀도 제한을 완화하는 것이다.

특례를 구체적으로 보면 현행 전파법의 5G NR_U(비면허 5G), 와이파이 6E(차세대 와이파이) 관련 실내 전파출력, 전력 밀도 기준을 4배 상향한다는 내용이다. 전파출력 기준은 250㎽에서 1W로, 무선기기 전력 밀도를 2dbm/㎒에서 8dbm/㎒로 늘리는 것이다.

기존 비면허 5G는 저비용, 고효율 5G 스마트 공장 네트워크 서비스 구축에 적합하다. 그러나 현 규제로는 통신 영역이 수십 미터 정도로 제한적이다. 이게 개선된다면 5G 활용 스마트공장 차세대 네트워크망으로 초고속·대용량은 물론 저지연 통신수요를 만족할 수 있다. 보다 나은 제조환경으로 가꿀 수 있는 것이다.

조유섭 경남테크노파크 정보산업진흥본부장은 "초저지연, 초고속, 초연결 등 제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빠른 통신으로 스마트공장 고도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5G 활용 차세대 네트워크망은 기존 4G 환경에서 발생하는 전송지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공장에서 증강·가상 현실, 머신비전(사람의 시각, 인지, 판단 능력을 AI에 부여한 기술) 등 대용량 데이터의 지연 없는 송수신은 품질과 연관된다. 수많은 센서로 광범위한 공장의 제품, 장비를 동시에 연결해 모든 상황을 실시간 제어하는 초연결도 가능할 전망이다.

올해는 기존 법령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국내 최초로 비면허 주파수 대역(6㎓)을 사용하는 차세대 와이파이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해 실증한다. 내년에는 규제특례를 적용해 전파출력 1W로 상향한 WI-FI 6E, 5G 비면허 주파수 대역 통신네트워크 운용을 실증한다. 이어 개발된 시스템을 통합 운영하는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규제자유특구 위치, 면적은 창원산단을 포함한 13.95㎢다. 특구 지정기간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이다. 실증기간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2년이다. 총사업비는 227억 6640만 원(국비 118억 3500만원, 지방비 75억 80만원, 민자 34억 3060만 원)이다.

특구사업에는 17개사가 참여, 협력한다. 통신네트워크는 에이치에프알, 에스케이네트웍스서비스, 라임씨에스아이테크, 제니아일렉트로닉스가 맡는다.

실증기반 조성은 한국오픈솔루션, 이즈파크, 드림시스, 카프마이크로, 더컴퍼니, 애니토이, 경남대학교, 한국폴리텍대학, 한국전자기술연구원, 경남테크노파크가 담당한다. 실증사업자는 태림산업, GMB코리아다.

협력사업자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산업지능화협회가 있다.

경남, 특히 창원산단은 5G 활용 초연결 스마트공장 실현을 위한 최적지로 꼽힌다. 경남 제조업 10곳 중 4곳이 창원산단에 입주해 있기 때문이다. 생산액도 경남 전체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공장 보급현황을 봐도 2019년 기준 전국 1만 658곳 중 경남에만 12.4%(1325개사)가 있다. 이는 경기(25.4%) 다음가는 비중이다.

스마트공장 실현을 도울 ICT 산업도 성장세다. 2018년 기준 경남도 ICT 관련 사업체 수는 1962개사로 2014년 1791개사에 비해 증가하고 있다.

▲ 태림산업 스마트그린산단 혁신데이터센터 MDCG(Manufacturing Data Community Ground·제조데이터 소통공간)에서 열린 행사에서 황보율(왼쪽 첫째) 이즈파크 상무가 설비모니터링,지능형 공장시스템,디지털 트윈 구현 등 적용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태림산업 스마트그린산단 혁신데이터센터 MDCG(Manufacturing Data Community Ground·제조데이터 소통공간)에서 열린 행사에서 황보율(왼쪽 첫째) 이즈파크 상무가 설비모니터링,지능형 공장시스템,디지털 트윈 구현 등 적용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태림산업·GMB코리아 스마트공장 실증 = 창원산단 내 '태림산업'과 'GMB코리아'에서 5G 활용 차세대 스마트공장 실증이 지난 14일 시작됐다. 이날 특구 사업자 등 20여 명이 태림산업, GMB코리아를 방문해 규제자유특구 개요와 기업 실증 진척 등을 확인했다.

먼저 태림산업은 자동차 부품과 조향장치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MDCG(Manufacturing Data Community Ground)'라는 첨단 제조 시설부터 실증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태림산업에는 초연결 산업 사물인터넷(IoT) 기반 디지털 트윈 지능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 디지털 트윈은 리얼타임(시스템에 입력된 데이터 처리가 명령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핵심인 만큼 5G 활용 네트워크로 초저지연을 구현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생산공정별로 에지컴퓨팅(중앙 집중 서버가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다르게 분산된 소형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적용해 설비 상태, 생산 실적 등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한다. 수집된 데이터 분석으로 품질 저하 요소를 찾고 해결책도 제시하는 '파인드 솔루션' 기술도 적용된다.

황보율 이즈파크 상무는 "기존 인공지능은 '위험률 92%'라는 정보만 제공하는데 위험률 표현과 더불어 해결방안도 제시해주는 진보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말 실증이 끝나는 시기에는 생산성 최소 5% 향상, 제조원가 최소 3%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또 진보한 스마트공정으로 신규사업 수주 등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도 기대된다.

GMB코리아는 자동차 정밀부품, 베어링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GMB코리아는 AMR(자율 이동로봇)를 활용해 생산제품을 이송하고 고화질 이미지·영상 판독으로 불량 제품을 빠르게 판별하는 품질 검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EWP(Electric Water Pump·친환경 차의 고효율 전자식 냉각장치) 조립 라인에서 실증이 진행 중이다.

이번 특구 사업에서 차세대 와이파이의 출력 상향으로 통신 영역이 기존 30M에서 70M까지 늘어나게 된다. 제조공정라인에서 자율 이동로봇을 끊김 없이 원활하게 작동하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5G를 활용해 품질 검사 성능도 향상한다. 고속 카메라의 이미지 결과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머신비전 솔루션 개발도 이뤄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형태와 크기가 다른 제품에 대응해 최적화된 포장상자를 제작하는 자동 포장 시스템도 구축한다.

신기수 애니토이 대표는 "현재 AMR 구동, 서버룸 구축은 완료한 상태"라며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미래 차 시장에는 제품이 바뀌어도 유연 생산시스템으로 빠르게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증이 끝나는 시기에 생산품목 수 증가율은 2% 향상, 불량률은 2% 감소할 전망이다.

◇3D 제조환경에서 개선 효과 = 이번 실증 특례로 비면허 5G, 차세대 와이파이 활용이 가능해지게 되면 다양한 파급효과가 발생할 예정이다. 파급효과로는 △5G 기술 활용을 통한 전통제조업 스마트화 촉진 △5G 활용 스마트 제조혁신으로 중소기업 제조 역량 강화 △노동 환경 개선 △타 산업 분야로 성과 확산이 있다.

중소기업 제조 역량 강화로는 스마트공장 공정 실태 개선과 생산효율 극대화 등이 기대된다. 인공지능 기반 객관적 데이터 분석으로 투자 위험도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노동 환경 개선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이 기피하는 3D 생산공정 위주에서 자동화 설비와 협업 생산시스템 등을 도입하게 되면, 품질·공정 관리 연구직 등 양질의 일자리가 증가한다. 실제로 올해 25명을 고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타 산업 분야(로봇·드론·재난안전·조선·해운항만·에너지 등)에도 실증을 바탕으로 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예시로 조선 분야에서 조선소 5G 활용 스마트 통신환경을 구축해 공정자동화를 지원하는 '스마트 야드' 핵심 기술로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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